6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복고풍 드라마 한편이 중장년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당신이 그리워
질 때'의 작가 이금림씨와 '옥이 이모'의 성준기PD가 만드는
SBS 월화 드라마 '은실이'. 극 중심축은 극장 사장인 낙도
(이경영)와 그 집 식모였던 길례(김원희) 사이에서 태어난
은실이, 그리고 주변인물들의 갈등과 사랑, 야망, 좌절이다.
중장년 시청자 향수를 자극하는 '은실이'는 '간난이' '옥
이 이모' '육남매' 등의 맥을 잇는 작품이다. IMF시대의 시
청자에게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시절'을 보여주는 위로성
드라마이기도 하다. 지난주(19-20회) 평균 시청률은 25%선.
드라마의 힘은 다양한 인간군상의 섬세한 묘사에 있다.여
당 국회의원 공천을 바라지만 길례와 은실이 문제가 마음에
걸리는 극장 사장, 10년만에 나타나 다방마담으로 변신한 남
편의 과거 여자때문에 속 썩이는 아내, 형의위세를 믿고 거
들먹거리는 건달 동생(권해효), 길례와 사랑에 빠진 극장 간
판쟁이 서화백(이기영), 매사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면서
도 길례에 대한 순정만은 한없는 건달 양정팔(성동일)….
'은실이'에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충분히 있음직한 약
간은 치사하고 이기적인, 그러나 오히려 그래서 더욱 사람냄
새가 느껴지는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가 전개된다. 임
현식 정경순 권기선 이덕희와 가수 김창완 등 곳곳에 배치된
중견연기자들이 스토리 전개의 편식을 막아주고, 동네 하나
를 새로 짓다시피한 오픈 세트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60년
대 영화간판-포스터 등 소도구도 감칠 맛 나는 양념구실을
톡톡히 한다. 그러나 과도한 폭력, 조연들의 과장된 연기,어
린이들의 말타기 놀이 등 극의 흐름과 무관한'60년대식 볼거
리'에 대한 집착 등은 다소 눈에 거슬린다는 지적도 있다.
작가 이금림씨는 "10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TV에서 소외돼
온 어른들을 위한 내용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준기 PD
는 "'그때를 아십니까'식의 60년대 묘사에 치중하기 보다는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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