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자본 유입 인한 중기적 위기 우려…대북-사회불안 '변수' ##.
♧ 최근 브라질 사태를 계기로 국제금융 환경이 또 다시 악화되면서
경제위기 수습을 위해 지난 한해를 보냈던 우리나라에 또 다른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제2의 외환위기' 발생 여부는 위기의 대내외적 요건을 점검해봄으
로써 객관적 분석이 가능해진다. 일단 대내적으로 보면 이미 우리 경제
는 지난 1년여에 걸쳐 위기 극복의 토대를 마련해 왔다. 구조조정이 강
도높게 추진되었으며, 97년 외환위기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던 외화
유동성(liquidity) 문제도 외채구조의 개선과 5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
유고 적립으로 대처해 왔다.
특히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대외신인도 개선을 이끌어냄으로써 적어도
유동성 부족에 따른 외환위기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 셈이다. 그러나
높은 실업에다 위기수습 과정에서 누적된 대내외 채무 부담, 소득 불균
형확대나산업기반의 위축, 금융시스템의 불안, 그리고 수출위주 성장
전략의 한계등을 고려해볼 때 채무지불능력(solvency)과 연관된 부분은
아직도 충분한 위기 극복 능력이 구축되었다고 보기 힘들다.
대외적으로도 99년은 98년 못지않은 불안 요인이 잠복해 있다. 앞으
로의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을 짚어보면 네 가지 정도로 요약 가
능하다. 첫째 브라질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취약 지역의 위기 가능성 및
미국·일본 등선진국의 침체 우려, 둘째 유로화 출범으로 세계 금융시
장의재편이 불가피해지면서 높아질 불확실성, 셋째 세계적 디플레 현상
의 확산과 보호무역주의의 등장 및 위안화 절하 가능성, 넷째 Y2K와 연
관된 새로운 위험 요인의 등장이다.
이러한 위험요인 중 우리와 같은 소규모 위기수습 국가의 입장에서
는, 타지역의 위기 발생 내지 심화로 우리나라에 대한 수입 수요가 줄
어드는 것이 가장 큰 불안 요인이다. 반면 급격한 자본 유출에 따른 위
험요인은 그 동안의 위기극복 과정에서 쌓아온 대외 신뢰도로 인해 상
대적으로 피해가 적을 것이다.
이러한 대외 상황을 배경으로 우리의 위기 발생 가능성을 둘러싼 몇
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브라질 사태를 통한 미 달러화의 약세와 주가 하락이 유럽 주
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점증하는, 소위 전통적
인 '전염효과'로 인해 신흥시장(emerging market)으로부터 무차별적 또
는 점진적 자금 회수가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는 브라질 사태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클 것으로 보이는 선진국의 위험 노출 정도를 감안할
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선진국의 공조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브라질 충격이 수습되는 가운데
국제투기자본이 남미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위기 직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경우 안정기조가 정착
되어가는 우리나라로부터 투기자본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지나, 환율
의 고평가 문제로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
거꾸로 우리나라로 외국자본이 대거 유입되는 경우다. 이는 이미 위
기를 겪은 나라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쉽다. 선진국의 침체 가능성
과 신흥시장의 위기 국가들에 대한 위험 차별화로 인해 우리나라로의
자본유입 가능성은 높아졌다. 때문에 이에 대한 사전 대비가 없을 경우
우리나라는 지표상의 호전세에도 불구하고 원화절상, 경제의 버블화,
인플레 압력 증대, 실업 증가 등 중기적 위기 요인이 크게 부각된다.
결론적으로 현 사태가 전면적 위기상황으로 확산되지 않는 한 우리
나라가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고 분석할 수 있
다. 위기 직후 임금하락, 실질환율 절하로 국제경쟁력이 높아진 우리나
라로서는 구조조정이라는 카드를 통해 전염효과를 차단할 수 있는 대외
신뢰도 개선에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북 요인이라든가 사회적 불안 가능성은 이러한 우리의 방비
벽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우리만의 잠재적 불안 요인이다. 위
기 발생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대비 뿐 아니라 정치·외교·국방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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