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상금 110억 들여 구리시에 4월 개원 ##.

{감회가 남다릅니다. 이제야 제대로 우리 직업병을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원진레이온 직업병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직업병 전문치료
병원을 세운다. 18일 오후 병원 예정지인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S스포츠센터
건물을 찾은 원진레이온 직업병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감회어린 표정으로
건물시설을 둘러봤다. 국내 첫 직업병 전문치료 병원이 될 이 병원은 올 4월
개원예정이다. 이름은 [원진종합센터]로 지었다. 이황화탄소 중독증의 직업병
인정을 요구하며 지난 91년 원진레이온 정문 앞에서 1백37일간 김봉환씨의
시신을 놓고 [시신 농성]을 벌였던 이들의 꿈이 8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병원설립에는 이황

화탄소 중독증이 직업병으로 인정되는데 의학적으로 뒷받침했던 김록호

서울대 보건대교수의 역할이 컸다.

직업병 환자들을 위한 시설 기금으로 보상금 1천만원을 쾌척했던 김봉환씨의
미망인 방희녀씨는 {직업병 환자들의 단합의 결과}라며 {새로운 둥지가
만들어진다니 설렌다}고 말했다. 구기일(구기일·63)
원진직업병노동자위원회장도 {원진 가족뿐만 아니라 전국의 산재 직업병
환자들까지 혜택을 받는다면 더욱 큰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병원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91년. 스스로의 병을 돌아보며
직업병을 치료하자면 전문병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한 것이다. 이후
97년 4월 원진레이온 매각 당시 회사측으로부터 받은 총 2백6억원의 보상금중
1백10억원을 아예 처음부터 떼냈다. {병을 대물림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모두들 한뜻이 됐습니다.} 구기일 회장은 {보상금 2백6억원을 한꺼번에
나눠갖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직업병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자는 일에 피해자
7백80명이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직업병으로 사망한 원진레이온 노동자는 20여명. 그러나 옛
원진레이온 근로자들은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아직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관계자들은 이번에 임차한 원진종합센터가
직업병 환자들을 전문 치료하는 준종합병원 시설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지하 1층, 지상 1-2층을 비롯해 약 1천평 규모로 조성되며,
90개의 병상에 진료과목은 내과 정형외과 등 11개 진료과목을 두고 일반환자도
진료하게 된다. 박석운(박석운·44) 재단상임이사는 {직업병 환자들이 직접
나서서 치료와 재활을 위한 병원을 설립한 것은 산재 직업병 피해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신기원을 여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근로자 325명 이황화탄소 중독...93년 폐업-----.

※ 원진레이온 사태....원진 레이온은 59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인조
견사 제조업체. 이 공장 근로자들이 하반신 마비, 언어장애, 기억력 감
퇴 등의 증세를 보이며 숨지기 시작한 것은 88년 2월. 인조견사 제조과
정에서 배출되는 이황화탄소(CS2)에 중독된 것으로 밝혀졌다. 불치병인
이황화탄소 중독은 40년대 미국과 일본에서 유행하던 대표적인 직업병
의 하나. 하지만 이들 근로자들에 대해 업무상 재해에 따른 직업병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은 93년 10월에야 나왔다.

원진레이온 근로자들의 가스중독 피해가 엄청난 것으로 확인되자
정부는 93년7월5일 원진레이온 폐업을 결정했다. 88년부터 93년까지 원
진레이온 근로자중 이황화탄소 중독 직업병 판정을 받은 근로자는 모두
325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