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29호실 사건을 조사해온 시민진상조사위는 15일 '국회출입 안
기부직원의 활동은 법에 정해진 직무범위를 벗어났다'고 발표했다. 조
사위는 이에 덧붙여 '안기부가 국회 사무실을 사용한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는 판단과 함께 '한나라당이 기물을 파손하며 강제진입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지적도 같이 발표했다. 조사위는 그러나 '정치사찰'이
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조사위는 이같은 조사결과에 따라 국회출입 안기부 직원의 활동 관
련자는 엄중히 처벌하고 문책할 것, 정부는 재발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과 검찰은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다음은 발표 내용 요지이다.
◆ 안기부 직원의 정치정보 수집
조사위는 "내각제 문제, 야당 내부 동향 등 안기부 직무범위에 해당
하지 않는 정보수집이 이루어졌음을 입증하는 다수의 자료가 존재했다"
고 결론지었다. 조사위 손봉숙 대표위원장은 그러나 "오랜 토론이 있었
으나, 사찰이라는 단어에 대한 개념 정립이 어려워 '직무범위를 벗어났
다'는 말을 쓰기로 했다"고 했고, 서경석 시민협 사무총장은 "사찰이
아니어서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529호실 강제진입과 검찰수사
조사위는 "529호실 열람 여야협상 결렬은 여당이 안기부 직원의 개
인 사물임을 들어 열람을 거부한데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조
사위는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529호실의 기물을 파손하며 강제진입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또 "검찰이 진입 과정에서 위
법성은 신속하게 사법처리하면서 안기부 직원 활동의 불법성 여부는 고
발이 있음에도 수사에 미온적인 것은 공정성을 상실한 처사"라고 말했
다.
◆ 국회529호실 운영
조사위는 "국회 529호실 운영과 안기부 직원의 국회 출입은 국회 정
보위 활동을 보좌하고 안기부 연락업무를 위해 공식적으로 이루어진 것"
이라며 "안기부 업무 특성상, 보안시설을 갖춘 사무실을 설치-운영하고,
이 사무실을 안기부 직원이 사용한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수 없다"고 말
했다. 이같은 조사위 발표에 대해 한나라당 안택수 대변인은 "국민적
상식의 건강한 판단의 승리"라고 환영하고 "김대중 대통령은 이제 읍참
마속의 칼을 뽑을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정동영대변
인은 '529호실 사용에 문제없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상주하며 사찰했
다'는 한나라당 주장이 근거없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그러나 "직무범위를 벗어났다고 한 것은 시민단체 입장에서 그런 판단
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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