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박윤미(19·순천대1) 양은 15일 새벽 일찍
잠에서 깼다. 오늘은 10년 가까이 지루하게 끌어온 신장병과의 싸움을
끝내는 날. 일어나자마자 한양대 병원 옆 병실에 입원해 있는 강미순(41·
간호사)씨에게 감사 전화를 걸었다. 생면부지인 자신에게 아무 조건없이
한쪽 신장을 떼어주기 위해 이날 오전 함께 수술실에 들어갈 사람이다.

박 양은 중학교 1학년때인 92년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았다. 콩팥이

손상돼 체내 노폐물 등을 걸러낼 수 없었다. 이틀에 한번 병원에서 4시

간씩 걸리는 혈액투석을 받았다. 이틀에 한 번 2교시를 마치고 조퇴하느

라 수업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항상 쾌활하고 우스개 소리도 곧잘 해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다. 아픈 몸으로 대학입시에 성공했을 때는

모두가 자기일처럼 격려해 줬다.

그러나 지난해 두차례나 신장 이식 기회가 무산되면서 박 양은 절망하
기 시작했다. 그때 장기기증운동본부 주선으로 나타난 사람이 강미순씨.

적십자사 혈액원에서 골수이식 관련 사업을 담당했던 강 간호사는 "가
장 소중한 가치인 '건강함'을 나눠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박양은 "조
건없이 생명을 나눠 주신 숭고한 정신을 평생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이
식수술은 한양대병원 곽진영(일반외과) 교수의 집도로 오후2시30분쯤 성
공적으로 끝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