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정형시 시조를 이렇게 외롭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30,40대 시조시인들과 대학생 등 젊은 시조 애호가들 500여명이 '우
리 시를 사랑하는 모임'을 만들고 시조 살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인
다. 중진-원로 시조시인들이 시조 부흥운동을 벌인 적은 있으나 젊은층
들의 시조운동은 이례적이다.

이들은 16일 오후 3시 문예진흥원 대강당에서 발기인 대회를 열고

모임을 정식 출범시킨다. 이 움직임은 작년말 계간 '열린 시조' 편집위

원인 이재창 박기섭 오승철 김연동 이정환 씨 등이 중심이 돼 시작됐다.

발기인 대회에는 장순하 정완영 이상범 윤금초씨등 원로-중진 시조
시인들이 대거 참석한다. 시 사랑 모임의 집행위원장은 시조시인인 이
지엽(41·광주여대 교수)씨가 맡았다.

이 모임이 펼칠 최대의 사업은 '우리 시대 현대시조 100인선'을 100
권의 시조집으로 간행하는 일이다. 700년 전통을 지닌 우리 시가 문학
의 대표 장르인데도 서점에서 시조집 한권 찾기 힘든 현실이 안타까와
간행하게 된 것이다. 적자 출판이 뻔한 이 출간은 도서출판 태학사와
'열린 시조' 발행인 지현구씨가 맡으며 출판 비용 일부는 시 사랑모임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한다.

시조 100인선 편집위원회 (이지엽 최한선 장경렬 신범순 이경호 이
문재)는 100인선에 수록할 시인으로 최남선 이병기 이희승 이은상 정인
보 안확 등을 비롯, 이호우 이영도 박재삼 유재하 등 작고시인, 월북한
조운 조남령 시인, 60년대 시인인 김상옥 이태극 윤금초 씨등 모두 31
인을 1차로 선정했다. 100권 시집은 올해 연말쯤 한꺼번에 출간될 예정
이다.

이지엽 집행위원장은 "새 천년을 준비하는 오늘, 가장 오랜 세기 동
안 민족과 함께 숨쉬어온 엄연한 실체를 다시 만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70년대 이후 등단한 시조 시인들이 옛 형식에 새로운 정서를
담아 창작한 현대적 작품들은 시조를 낡은 것 처럼 여기는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세계에서 민족 고유의 전통시를 가진 민족은 7,8개밖에 안된다.일
본 하이쿠(배구)는 초등학교에서부터 활발히 가르치며 모든 문사들의
필수 교양인데, 우리 시조는 교과서에서 갈수록 줄어든다. 일본 하이쿠
시인은 80만명이 넘는데 시조 시인은 1,000명이 될까말까다. 정씨는
"언제들어도 좋은 노래보다 랩송이 판치는 유행가 흐름처럼, 문학 흐름
이 새것만 추구하다 이렇게 됐다"며 "민족이 살아온 모든 것의 총화인
민족 내재율 되찾기에 젊은이들이 눈뜬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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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시집 선정 시인 (괄호안은 데뷔연도).

▲작고시인 = 최남선(1907) 이병기 (1913) 안자산(1920)
이희승(1920) 이은상(1922) 조운(1924)
정인보(1926) 조남령(1940) 이호우(1940)
이영도(1945) 박재삼(1953) 유재하(1969) 조종현
▲광복전 등단 현역시인 = 피천득(1925)
김상옥(1939)
▲1950년대 시인 = 이태극(1953) 장순하(1957)
박경용(1958) 최승범(1958)
송선영(1959)
▲1960년대 시인 = 이우종(1960) 정완영(1960) 김제현(1961)
이근배(1961) 이상범(1963) 서벌(1964)
박재두(1965) 정하경(1965) 윤금초(1966)
김호길(1967) 조오현(1968).
(* 김명환기자·mhkim@chosun 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