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변수'가 연초부터 세계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미
나스 제라이스주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 파문으로 브라질 경
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우선 중남미 지역과 미국 경제에 경
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추위'를 타기 시작한 지역은 역시 중남미. 11일 브라
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타 지수가 5.6%나 폭락한 여파로, 아르헨
티나 증시(-3.7%), 멕시코 증시(-1.3%) 등 중남미 증시가 일제히 하
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멕시코 증시는 7일째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올들어서만 9.3%나 떨어졌다.
중남미는 물론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시장 국가들이 국제금융시장
에서 발행한 채권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브라질 경제위기가
신흥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이들 채권을 매
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흥시장 국가들이 앞으로 국제금융시
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지금보다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등 조건이 악화될 것이란 사실을 의미한다.
최악의 경우 신흥시장으로의 자본유입이 거의 중단됐던 지난해 8∼
10월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지는 11일 미국과 유
럽의 일부 은행들이 벌써부터 브라질에 대한 여신을 축소하려는 움
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무역금융 금리가 지난달
보다 4%포인트나 높아져 연 10.6%에 달하는 등 브라질 기업들의 자
금조달 사정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인구(1억6,500만명)가 남미 전체의 절반을 넘으며, 경
제규모도 세계 8위 수준(지난해 8,000억달러)으로 남미 전체의 40%
를 차지하는 경제대국. 브라질 경제위기가 심화될 경우 중남미 전역
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대중남미 수출비중이 20%에 달하는 미국 경제 역시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는 점. 최근 들어 달러화의 대엔화 환율이
108엔대까지 떨어지는 등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것도 이 때
문이다. 현재 홀로 '세계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위축될 경우 아시아 경제회복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세계적
인 경기침체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이 브라질 사태에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남미 분석가 어니스트 브라운은
"2000년까지 만기도래하는 브라질 지방정부의 외채 금액은 3억달러
수준"이라며 "미나스제라이스주의 모리토리엄 선언이 경제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 사태 이후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의 이상징
후에 극히 민감해진데다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저하돼 있어,
작은 충격으로도 '눈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태다. 브라질을 진원
으로 한 새로운 국제 금융위기의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
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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