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건설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는 동강 주변에 최근 2∼3년 사이
난데없는 과수 벨트가 형성됐다. 수몰에 따른 보상액을 높이기 위해 수
몰 예정지 주민들은 물론, 외지인들까지 가세해 배와 포도, 사과 등 과
일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정선읍 광하리에 이르는 약 20㎞ 구간
의 동강 양쪽 기슭은 배나무 단지의 연속이다. 강가를 따라 형성된 고추
밭과 옥수수밭의 고랑마다 어른 키만한 배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비포장 도로변 자투리 땅에도 세로티아 벚나무들이 촘촘히 심어져 있고,
강변 농가들 뒤쪽 야산에는 2∼3m 키의 사과나무들이 들어차 있다. 20㎞
구간에만 1백개 이상의 이같은 과수단지가 급조돼 있었으며, 수몰예정지
전체로는 수백개 단지가 조성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96년쯤부터 과일나무를 심기 시작했지요. 처음에는 전라도 용담댐에
서 재미본 사람들이 들어온다는 소문이더니 발빠른 사람들이 남의 땅까
지 빌려 나무를 심었습니다." 정선군 신동읍 운치리의 황모씨는 "주민들
이 작년 봄쯤 용담댐 주변에 견학까지 다녀오더니 다들 댐 건설 찬성으
로 돌아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몇년 전만 해도 동강 주변 평당 땅값
이 5천∼1만원선이었는데, 용담댐 수몰지의 나무 심은 밭은 평당 7만원
씩 보상받는다는 것을 듣고는 나무심기 바람이 불었다는 것이다.

50평짜리 한 동에 2천만원의 자금이 드는 느타리버섯 재배하우스를
짓는 농민들도 생겨났다. 정선군 수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영석씨
는 "이 지역 주민들은 7∼8년전 댐 건설방침이 알려진 후부터 농촌발전
사업등 정부의 농촌지원 혜택을 받지 못했다"면서 "수몰예정지 주민 5백
26세대는 평균 4천만원 이상 빚을 지고 있으며, 댐 건설 보상비를 받아
야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용담댐의 과잉보상의 부작용이 문제가 되면서 정부는 작년 가
을 보상관련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보상금 지급요건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수자원공사 댐건설처의 오형원 부장은 "용담댐은 수몰주민 1천8백세대에
약 9백억원의 영농보상비가 지급됐다"면서 "동강댐에선 같은 일이 되풀
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