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자민련 총재단회의는 국민회의 쪽에서 나오고 있는 합당론을
원천 부인했다. 지난 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의 청와대 독대
이후 정치권에 퍼져 있던 내각제 유보 합의론에 대해서는 청와대나 국
민회의 일각의 불순한 언론플레이라고 결론지었다.
회의는 평소의 4배인 2시간 정도 이어졌다. '50대50이면 합당도 생
각할 수 있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으로 돼 있는 한영수 부총재를 참석
자전원이 공격하고, 한 부총재가 변명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 부총
재는 박태준 총재로부터 "와전이라면 기자실로 가 해명하라"는 말을
듣고 이를 이행했다.
회의는 "당 대 당 통합 같은 엄청난 얘기가 나돌고 있는데 당 입장
을 정리해야 한다"는 박준병 사무총장의 문제제기로 시작했다.
김종호 부총재는 "내각제를 희석시킬 목적으로 하는 언론플레이"라
며 "지구당 위원장들이 격앙돼 있는데 원천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얘기
가 왜 나오나"고 말했다.
정상천 부총재는 "최근 박철언 부총재도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는
데, 당의 운명과 관련된 일을 함부로 해도 되나"며 "총재라도 사견을
접어두고 당론에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채 부총재는 "작은 정당도 아닌 우리 당을 놓고 밑도 끝도 없
이 합당론이 보도되는 것은 30년 정치생활을 해왔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고, 이린구 부총재는 "내각제 연기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자민련을 흔들기 위한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김용환 수석부총재는 "국민회의 안동선 김영배 의원이 합당론을 얘
기하고 있는데 당내 위치를 보아 내각제 희석과 변질을 염두에 두고한
발언으로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내각제는 자민련 당론이기 이전에 자
민련의 존재 이유로, 후보를 포기하면서까지 공동정권에 참여한 것도
내각제를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양당의 구석에서 이런말 저런말이 대서특필되는 것이 양
당을 위해서 바람직스러운 것인지 걱정"이라며 "전혀 듣지도, 생각해
보지도, 이야기해보지도 않은 것으로 공조를 깨려는 일부 불순한 생각
을 가진 사람들이 퍼뜨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김종필 총리를 만나고 온 김용환 수석부총재는 격앙된 목소리
로 회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 수석부총재는 '청와대와 국민회의 일
각의 플레이에 당과 당직자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김
총리로부터 듣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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