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글리슈(Denglish)를 들어보셨나요?".

'덴글리슈'는 콩글리슈에 해당하는 독일 신조어다. '도이치'
(Deutsch)와'잉글리슈'(English)가 합쳐진 말.

독일에서는 요즘 급속한 외국어 침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
다. 라디오에서는 이제 '인기가요'라는 말은 들리지 않고, '수퍼 파
워 히트'가 대신한다. TV 보도에도 '아르바이트플라츠'(직업)보다는
'좁'(job)이 더 일반화돼 있다.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 신문 광고 문안은 '심플리 더 베스트!'
(Simply the Best)다. 독일어 '아인파크 베세'보다 젊은 독자에게
더 '어필'(appeal)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런가 하면 폴크스바겐의
새 자동차 이름은 '노이에 캐퍼'(새 무당벌레)가 아니라 같은 뜻의
영어인'뉴 비틀'이다.

문화부 당국자인 네버만씨는 "본토에 없는 영어까지 등장하고 있
다"고 개탄했다. '셀룰러 폰'을 단순히 '핸디'라고 말하는 것 처럼
'덴글리슈'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어 수호협회 회장인 크라머 교수는 "요즘 젊은이들은 모국어
를 버리는 것이 곧 세계 시민이 되는 줄로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히틀러시대 이래 독일에선 '국민 정체성'은 불온한 의미를 띤 금기
단어였고, 문법을 고치면서까지 외국어 도입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이
다.

이 협회는 독일어를 가장 크게 망가뜨린 사람에게 '상(?)'을 주
고 있는데, 작년에는 도이체 텔레콤의 론 조머 회장이 받았다. 주간
과 야간 통화 요금 광고에 '선샤인', '문샤인'(달빛)이라는 단어를
썼고,시내통화를 '시티콜', 국내통화를 '저먼콜'(Germancall), 국제
통화를'글로벌콜'이라고 했다는 점 때문에 단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