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를 다룬 역사 드라마가 안방에 처음 선보인다.
KBS는 대하 사극 '왕건'을 기획, 오는 10월부터 '왕과 비' 후속으로
방영할 계획이라고 11일 발표했다. 방송사측은 고려 수도가 개성이란
점에서 방북 촬영도 추진하고 있으며, 북한 연기자를 출연시키는 방안
도 검토하고 있다.
'왕건'은 제목처럼 고려태조 왕건이 후삼국의 혼란기에서 고려를 건
국하기까지 과정을 다룬다. 극본은 사극 '용의 눈물'을 쓴 이환경씨가
결정됐다.
이환경 씨는 국내의 고려사 관련 논문 3백여편을 검토, 이미 중심
줄거리를 잡아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KBS는 이달중 연출자 선정을 마칠
예정이다. 평소 고려 드라마 제작을 희망해온 '용의 눈물' 김재형 PD와
KBS내 중진 연출자들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3월쯤 시작될 캐스팅도
시선을 끈다.
왕건역을 비롯, 궁예 견훤등 워낙 많은 인물이 등장할 예정이어서,
중진 연기파 탤런트들이 캐스팅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상식 KBS 드라마제작국장은 "통일 민족화합을 겨냥한 21세기형 드
라마로 '왕건'을 기획했다"며, "아직 방북 촬영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
았지만, 남북 관계 변화에 따라 고려촌이 있는 개성에서의 제작도 가능
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KBS는 드라마 오픈세트는 산성을 끼고 있는 경북 문경지역 1만평 부
지에 세우기로 하고 지역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KBS가 조선 태조 이성계를 주인공으로 한 사극 '개국'을 방송하면서
고려말 공민왕 치세를 잠시 비춘 적은 있으나, 고려시대를 주무대로 한
사극은 없었다. 그간 안방에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만 집중제
작됐으며, 삼국시대를 그린 '삼국기'가 지난 92년 방영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