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1월14일. 지구촌은 온통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결혼식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슬러거 조 디마지오와
섹스심벌 마릴린 먼로가 결합한 것이다. 56경기 연속안타라는 불멸의
기록을 갖고 있던야구 스타는 은퇴 3년 뒤인 54년, 1년여 열애 끝에
세기의 여우를 아내로 얻었다. 그라운드와 은막을 지배했던 '가장 미
국적인 우상'들의 결혼에 대중들은 열광했다.

조 디마지오는 홈런왕 베이브 루스, 철인 루 게릭과 함께 미국

야구사를 써내려 갔던 인물. 36년 데뷔, 51년 은퇴할 때까지 3회 MVP

등극, 최초의연봉 10만달러 돌파, 그리고 통산 3할2푼5리라는 경이적

기록을 올린 메이저리그의 대명사였다. 특히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

던 41년, 그가 기록했던 56경기 연속안타는 전쟁에 지친 미국인들의

희망이었고 지금껏 깨지지 않는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디마지오는 보수적인 남성이었고 먼로는 분방한 여인이었
다. 그들은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먼로의 스커트가 바람에 올라가
는 그 유명한 장면 촬영을 두고 크게 다투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
다. 동화 같던 '세기의결혼'은 불과 9개월 뒤 파국을 맞았고 먼로는
이후 숱한 염문을 뿌리며 남성들의 품을 전전했다.

디마지오와 먼로의'우정'은 마지막까지 계속된 것으로 알려져 있
다.먼로는 62년, 36세의 젊은 나이로 숱한 의혹 속에 세상을 떴다.전
세계 언론들은 '사랑의 여신'이 남성들을 버렸다며 애도했고 그녀는
신화속의 인물이 됐다. 그러나 먼로가 세상을 뜬 뒤에도 디마지오의
장미꽃은 언제나 그녀의 무덤 주변을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