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새해 첫 행사로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한 것
은 안보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회의는 '안보와 화해의 병행'이란 기존의 대북정책 기조에서 출발한
다. 관심은 김 대통령이 지난달 7일 미국의 페리 대북정책조정관 면담
시 내비쳤던 대북 현안 일괄타결 방안을 공식 거론할지 여부이다. 북한
문제에 접근하는데 있어서 근본적으로는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해야
하고, 이를 위한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외교
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생각이다.

'근본적인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방안'이란 곧 일괄타결안을 말한다.
북한이 미사일을 만들고 금창리 등에 지하 의혹시설을 건설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므로, 협상을 통
해 대량 살상 무기개발 저지와 미-북관계 개선 등을 일괄타결해야 한다
는 의미이다.

또 북한이 협력적으로 나오면 미-북 관계개선에 앞서 대북 경제제재
조치의 완화, 식량지원 등 반대급부를 주는 적극적인 화해 정책을 쓰자
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이같은 방안을 이미 페리 조정관에게 제시해
놓은 상태이고, 미국정부도 상당히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 의회에는 대북 강경기류가 흐르고 있고, 미 정부내에도
북한에 대해 당근만으로는 안되고 채찍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
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런 분위기를 방치할 경우
한때 미국 조야에서 나돌던 '5∼6월 한반도 위기설'이 설로만 그치지
않을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을 결정하는데 기초가 될 페
리조정관의 보고서는 2월에 한번 나오고, 5월에 마지막으로 나올 것으
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이 '외교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바
로이 보고서의 중요성을 감안, 우리 정부의 대북 화해정책의 기조가 반
영될 수 있도록 힘쓰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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