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19일 오후(미 동부시각) 이라크에 대한 공습 종료를
선언했다. 헨리 셸턴 미 합참의장은 "공습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고,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라크의 주변국에 대한 전쟁위협 감소라
는 기대했던 목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이라크의 탄도미사일 개발계획을 1년이상 지연시켰다"고 평했다.
그러나 회교 금식월 '라마단'이 시작된 19일까지 4차 공습을 계속
함으로써 전세계 회교권이 미국에 등을 돌리게 됐고, 탄핵 정국 탈피
를 위해 클린턴 미 대통령이 도모한 '정치적 술수'가 아니냐는 국내외
비난을 샀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사막의 여우' 작전 성과에 대해 낮은
점수를 매겼다. 이라크내 목표물 89개 중 완전 파괴됐거나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방공시설과 정보본부 등 18개 뿐이라는 것. 20개 목표물은
피해가 없거나 매우 적고,다른 18곳은 중간정도의 타격을 입었다고 전
했다.
이번 작전에서 91년 걸프전때보다 훨씬 많은 400∼500발의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미 국방부 관리가 밝혔다.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
일 1기 발사에 드는 비용만 75만달러로, 이번 공습에 모두 5억달러가
들어갔다는 것이 미 국방부 추산이다.
미국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자부했지만, 이라크 국영 I NA
통신은 4차례에 걸친 공습에서 68명이 숨졌으며, 민간인 희생자가 군
인보다 10배이상 많았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최소 30명이 사망, 96
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라크에 '무기사찰 거부'의 명분을 준 섣부른 공습이었다는 평가
도 나온다.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총리는 "사찰과 관련된 모든
일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됐다"고 잘라 말했다. 91년부터 계속해 온 사
찰활동 유지와 이라크 전쟁수행 능력 무력화를 위한 공습이 사담 후세
인 이라크 정권에 힘을 실어주는 엉뚱한 부메랑 효과를 얻었다는 해석
이다. 후세인은 "불의 앞에 타협과 굴복은 없다"며 대미 항전 의지를
높였고, 미국과 싸울 때마다 자신의 위상을 한뼘씩 늘리는 능력을 아
랍권전체에 과시했다.
미 공화당은 이라크 공습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공개 비난
했고, 하원은 클린턴 탄핵안을 가결했다. 또 러시아-중국의 공습 반대
발언이 매우 강경했을 뿐 아니라, 영국을 제외한 서방측 시선도 냉담
했다. 유엔 무용론이 제기됐고, 안보리가 분열되는 등 이번 공습으로
미국은 외교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