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격침된 북한 반잠수정의 침투경로와 공작모선의 행방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반잠수정은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고 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지만 항속거리가 짧아 남해안 등 장거리 침투 때는 통상 공작모선에 실려
이동한다.

공작모선은 배수량 60∼80t에 15∼20명을 태울 수 있으며 어선과 비슷해 구분이
어려운 것이 특징. 북한은 동해와 서해에 모두 6개의 해상침투기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침투조는 우리 남해안을 작전구역으로 삼는 서해안 남포연락소에서
출항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지난 6월 속초 앞바다에 침투한 잠수정은
원산에 본부를 둔 노동당 작전부 소속이었다.

이번에 침투한 공작모선은 지난 12∼13일 반잠수정을 선체 뒷부분에 싣고
남포항을 출항, 중국 상해 앞바다를 거쳐 공해상으로 크게 우회해 한-미 양국의
감시망에서 사라진 뒤 17일 오후 여수-거제 100∼120㎞ 앞바다 공해상으로 침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은 첩보위성 등을 통해 북한 공작모선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다 항구에서
사라지면 한국군에 통보, 우리측에서 해안경계 강화조치를 취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달이 없고 김대중 대통령이 베트남 순방중인데다 미국측의 통보에
따라 매우 높은 강도의 경계강화 조치를 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해상에 도착한 공작모선은 일몰 1∼2시간을 전후해 반잠수정을
내려놓으며 반잠수정은 수상으로 침투하다 해안에서 14∼36㎞ 떨어진 해상에서
반잠수 상태로 전환한다. 이때 선체가 해상에서 불과 60∼70㎝만 노출, 레이더에
잡히지 않으며 파도에 가려 눈에도 거의 띄지 않는다. 이어 해안에서 0.5∼1㎞쯤
떨어진 곳에 정박, 공작원 및 안내원을 내보내 해안에 상륙시키게 된다.

군 당국은 반잠수정 격침과 함께 공작모선이 공해상에 잔류하고 있을 경우를
대비해 수색작전을 함께 벌이고 있으나, 어선과 흡사한 공작모선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공작모선이 일본 큐슈 등 일본 열도 인근 공해상을 통해 동해상으로
북상해 원산항으로 들어가려 할 가능성과, 상해 앞바다를 통해 서해상으로
북상했을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대대적인 해상봉쇄 작전을 벌이고 있다.

한편 우리 영해에 침투한 것으로 확인된 반잠수정은 추적권을 발동, 공해상에서
격침해도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공해상에 있었던 공작모선의 경우는
우리측의 정선명령에 불응하고 선제 공격했을 경우 자위권을 발동, 격침시킬
수 있지만 그냥 도주할 경우 공격할 국제법적인 근거는 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