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보도된 기사는 사실과 다르오니 보도에 착오 없으시기 바랍
니다.'.
국방부 공보실이 군에 비판적인 내용 등 민감한 사항이나 사실과
다른 기사가 나올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거르지 않고 각 언론사
에 보내던 '국방부 입장'이다.
그러나 판문점 북한군 접촉 및 김훈 중위 타살 의혹 사건이 불거
진 지난 9일 이후 연일 '축소은폐 의혹' '군기문란' 등 군을 호되게
비판하는 언론보도내용이 홍수를 이루는데도 국방부는 공식적인 반응
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방부 스스로 그 내용을 인정하기 때문이 아
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선 오히려 "판문점 사건
에 대해 국회와 언론이 너무 앞서가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같은 국방부의 이례적인 태도에 대해 상당수 군 관계자들은 "국
민들에게 항변할 명분도 약해지고 기력도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
다. 지난 5월이후 병무비리, 북한 잠수정 및 무장간첩 침투, 간첩선
나포실패, 나이키 미사일 오발, 불발탄 폭발 8명 사상, 판문점 '내통'
및 김훈 중위사건 등 군내에선 굵직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이
과정에서 군의 작전능력, 기강, 장비 노후문제, 도덕성 등이 크게 불
거졌고 군의 총체적 위기론까지 부각됐다.
이에 대해 적지 않은 직업군인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사태의 진전
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보기드문 대형 사건 속에서 심한 자괴감에
빠져있는 가운데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매도당하
지 않느냐는 불만과 섭섭함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한 육군 장성은 "요즘 친구나 친척들을 만나기 두렵다. 군을 떠나
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군 내부적으로도 잇단 사고에
대해 창군 이래 처음으로 참모총장이 경고를 받는 등 문책이 이어지
고 부대분위기가 크게 경직돼 있는 상태다.
지난 93년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군. 이같은 위기를 극
복하기 위해선 국민의 이해도 필요하지만, 이보다 군 자신이 모든 진
실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세가 급선무라는 생각이
점차 강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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