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일 것을 고려해 충분히 부풀려 신청한다,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
면 주민들이 굉장히 반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기존의 사업을 새로운
내용인 것처럼 꾸며 요구한다….".

인천시를 비롯한 전국 1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을 교육하면서
사용하는 '예산실무'란 책자에 나오는 '예산 많이 따내는 방법' 중 일
부다.

이 책자는 전 경기도공무원교육원 교관인 박모(43·현 경기도청 계
장) 사무관이 집필하고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연수원 기획과에서 올 1월
에 펴냈다. 책자 중간쯤인 1백14쪽에 들어 있는 '예산신청 전략'에 이
같은 편법 예산신청 방법이 13가지나 들어 있다.

"사업초기 기본투자만 해주면 자체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어 예산의
추가소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아주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어차피 하게 될 사업보다는 목표로 한 다른 사업을 더 중요
한 것처럼 신청한다….".

이 책을 집필한 박 계장은 "K대 이모 교수 등이 93년 펴낸 '재무행
정'에 소개된 예산신청 전략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일으켰
다"고 해명했지만, 중견 및 신규임용 공무원들을 교육시키는 교재가
변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인천시의회 원미정 의원은 11일 의회예결특위에서 "공무원에게 편법
과 요령만 가르치는 현실에 할 말을 잃었다"고 비난했으며, 인천시 관
계자는 "행자부에 이 부분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겠다"고 답변했다.

인천시의 경우 올들어 이 교재로 3백39명의 예산담당 공무원에게 실
무교육을 시켰다.

(* 인천=최재용기자·jychoi@chosun 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