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수사당국의 김훈 중위 사망사건 처리가 '수박 겉핥기식'이었
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숨진 김 중위 유족들은 지난 3월 ▲지문채취를 현장에서 하지 않
고 3일 후 수도통합병원에서 실시한 이유 ▲수사가 진행중인데 사고
현장을 도색한 이유 ▲유족 참석하에 한-미 합동으로 총성시험을 하
도록 합의해 놓고 취소한 이유 등 10가지 의문점을 미군측에 질의했
다.
이에 대한 미군 범죄수사대의 답변서에서 수사과정상의 몇가지 문
제점이 드러났다. 우선 미군 범죄수사대는 부검계획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시신화장 통보를 받고서야 부랴부랴 수사관을 파견, 지문을
채취하고 총상 입구와 출구에 대한 법의학적 측정을 실시했다. 또한
사건현장의 보존 필요성이 큰 데도 1차조사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외
국귀빈방문을 명목으로 한 현장도색을 방치했다. 유족들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의 실탄사격 실험을 요구했으나 미군측은 "유탄이 어디로 튈
지 모른다"며 이를 거부했다.
더구나 미군 수사당국은 3월 유족에게 보낸 답변서에서 "아직도
조사중인 미제사건으로 자살인지 타살인지 단정하지 않고 있다"고 해
놓고는 4월의 '수사종결 브리핑'에서는 '자살'로 단정했다. 미군 수
사당국은 그 근거로 ▲저항한 흔적이 없고 ▲살해동기를 발견하지 못
했으며 ▲왼손에서 상당량의 발사흔이 발견돼, 왼손이 화기의 총신을
받치는 데 사용됐음이 입증됐다는 점 등을 제시했으나, 이러한 사실
들에 대해서는 현재 해석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3월의 답변 내용
과 비교할 때 추가된 '새 사실'은 '왼손의 발사흔'과 '살해동기가 없
다'는 것 뿐인데 이를 자살의 결정적 단서로 삼은 셈이다.
하지만 살해동기가 없다고 단정한 부분은 최근 드러난 소대원들의
대북 내통 사실로 그 근거가 사라졌고, 왼손의 화약흔 역시 누군가
권총을 들이대고 살해하려 하자 김 중위가 왼손을 들어 권총을 막으
려는 과정에서 생겼다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지적이 있다.
또 유족들이 결정적인 단서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한 수첩의
행방이 묘연한 점도 의문이다. 국회국방위 소위는 9일 미군이 가져간
수첩을 돌려받을 것을 국방부에 공식 요구했으나, 미군측은 {처음부터
수첩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