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식은 아직 죽지 않았다." 9일 SK와의 대결에서 오성식은 이 말
을 하고 싶은 듯했다. 그는 연세대 시절까지 최고의 가드로 군림했던
대학농구스타. 1m83으로 큰 키는 아니지만 절묘한 패스워크와 저돌적인
돌파력으로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곤 했다.

그러나 원년 SBS 유니폼을 입고 프로농구 무대를 밟은 뒤론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 '용병 최고의 테크니션'이라던 제

럴드 워커에게 주전 리딩가드 자리를 빼앗기면서 그는 한발뒤로 물러났

다. 지난 시즌엔 LG로 트레이드 되는 수모도 당했다. 게다가 고질적인

무릎부상까지 겹치면서 LG의 후배 '땅콩가드' 김태진이 시쳇말로 '뜨는

모습'을 씁쓸한 기분으로 지켜봤다.

그런 오성식이 9일 경기서 무려 29득점을 올리며 신들린 듯한 전성
기의 모습을 다시 보여줬다. 지난 시즌까지는 부상의 후유증을 다 털어
버리지 못한 듯 돌파가 필요할 때마다 어딘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여
줬던 것이 사실.

이날은 외국인 콤비 버나드 블런트가 어시스틀 내줄 때마다 골밑으
로 총알같이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블런트가 12개의 어시스트를 성
공시키며 자신의 통산 3번째 트리플 더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오
성식이 패스를 넙죽넙죽 골로 연결시켜 줬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11게임을 치르는 동안 평균 7.1점에 2.3어시스트. 그 옛날
화려했던 오성식의 명성에 비하면 아직 초라한 성적이다. 그러나 그의
몸이 정상 컨디션을 되찾고 있어 득점이 두자릿수를 넘는 일은 단지 시
간문제라는 것이 이충희 감독과 정덕화 코치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