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한-중전이 열린 타마삿 주경기장 그라운드엔 중국인보다 한민족이
더 많았다. 선수는 11명씩 같았으나 심판 셋 중 둘이 북한사람이었기 때문
이다. 주심 양미순(29)과 제1부심 박영순. 이들은 북한 축구심판으로선 처
음 한국경기를 맡았다. 특히 올 초 국제심판 자격을 딴 양미순에겐 국제무
대 데뷔전이기도 했다.
양미순은 '신참'답지 않게 깔끔하게 경기를 운영했
다. 동포라고 한국팀을 봐주지도, 라이벌이라고 애를 먹이지도 않았다. 전
반 40분 한국선수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드리블하는 중국선수의 팔을 잡아당
기자 주저없이 경고와 함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전반 로스타임도 정확히
따졌다.
하지만 한국이 세계랭킹 2위인 중국에 전반을 0 2로 끌려다니다
후반 초반 세 번째 골을 허용하자 로스타임 없이 경기를 끝내는 '재량권'
도 발휘했다.
양미순은 결승전 주심이 유력한 한국의 임은주(32)씨와 "언니
" "동생"하는 사이. 두 사람은 90북경아시안게임 때 선수로 뛰면서 인연을
맺었고, 올 초 국제심판 세미나에서 8년 만에 만난 뒤 이번에 모두 심판으
로 중국에 왔다. 숙소인 래디슨 호텔에선 한층을 써 더 친해졌다. 양미순은
경기 후 동료심판들이 "굿 잡(good job)"을 외치며 축하하자 "아유, 힘들어"라면서도 뿌듯한 표정이었다.【 방콕=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