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시민적자유 우선" "의식주 해결부터" 힘겨루기 ##.

지난 48년 12월 당시 유엔회원국 58개국이 프랑스 파리에서 채택한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아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기념총
회에서는 인권을 놓고 상충하는 2개의 해석이 맞붙을 예정이다.

'정치-시민적 자유'를 강조하는 서구의 전통적인 인권에 맞서, 의

식주 해결을 우선으로 하는 '개발권(right to development)'이 그것.

후자는 "현재의 선언문에는 우리 시각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개
발도상국들, 이른바 '77그룹'이 내놓은, 인간의 경제-사회-문화적 개
발을 포함하는 광의의 인권이다.

개도국들은 이미 지난 86년의 '개발권 선언'(유엔 총회 채택)과 93
년의 세계인권회의를 통해 "개발권은 보편적이고 양도할 수 없는 권리
이며 기본적인 인권의 필수 부분"이라고 재확인했다. 하루 1달러 미만
의 생활비에 의존하는 전 세계 인구가 올해의 경우 15억명에 달하는
현실부터 해결하는 게인권의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인권에 대한 이 2개의 해석이 인권선언 50주년 기념일을 맞아 다시
격돌하게 된 것. 애초 선진국과 한국 등은 지난 4월 제네바의 유엔 인
권위원회(53개국)에서 채택한 '인권 옹호자 선언'을 10일 결의안 형식
으로 총회에서채택, 50년 전의 뜻을 '승계'하려고 했다. 이 선언은 비
정부기구(NGO)와 개인 등 인권 신장에 노력하는 자들을 각국 정부가
존중,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

그러나 늘상 선진국의 인권 잣대에 따라 비난 대상에 오르는 개도
국들은 이를 "선진국들이 50주년 기념일에 외국 NGO들의 '내정 간섭'
을 추인하려는 음모로 해석하면서, 이에 맞서 '개발권 결의안'을 내놓
았다. 비동맹국가들을 대표한 남아공과 중국은 지난달 23일 총회산하
제3위원회(인권)에서 밀어붙인 이 안을 10일 기념총회에서 채택해,'인
권 선언' '시민적-정치적 권리 규약(covenant)' '경제 사회 문화적 권
리 규약' 등 3개로 구성된 '국제권리장전'에 86년의 '개발권 선언'을
추가시킨다는 계획.

이는 구미 선진국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있다. 선진국들은 이
를 개도국들이 저개발을 이유로 전통적인 인권 보장을 회피하려는 '물
타기'로 파악했다.

결국 지난달 말 이후 거듭된 협상끝에 회원국들은 2개의 결의안을
모두 기념 총회 전날인 9일 총회에서 최종 승인키로 합의했다. 또 개
도국의 '개발권 결의안'은 86년 개발권 선언을 권리장전에 포함하는
것은 양보하되, '국제사회가 개발권 신장에 주력하고, 인권을 보호 무
역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8일(현지시각)까지 10일 기념총회에서 발언(5분)을 신청한 국가만도
110여개국. 따라서 각국 대표들은 11일 자정을 넘기도록 서로 다른 인
권론을 제시할 전망이다. 한국 정부의 입장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동시 추구'를 통한 인권 신장. 이시영 유엔대표부 대사는 ▲두 권리간
의 균형잡힌 접근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분쟁 주동자들에 대한 국제
사회의 분명한 처벌 ▲국제형사재판소의 조기 설립을 강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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