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운명에 관한 보고서'
하바드대학 케네디스쿨 편
서재경 옮김·김영사·5천9백원.

'1994년 6월 미국은 한반도에 미사일을 추가배치하고 헬기를 더욱
강력한 공격용으로 교체했다. 미국 언론과 정계 일각에서는 북한이
전면사찰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핵 시설을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
아갔다. 미국 국민중 상당수도 한반도의 전쟁을 걸프전쟁처럼 단순하
게 생각하고 있었다.

주한미군사령관 게리 럭 장군은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경우 8만∼10만명의 미군과 수십만명의 한국군이 사망하고 민간인의
희생은 '엄청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전쟁준비는 착착 진행됐
고 1만명의 미군 병력이 한국에 추가로 투입될 계획이 세워졌다.

북한이 1989년 영변 원자로 가동을 100일간 중단하고 연료봉을 교
체함으로써 시작된 미국과 북한의 핵 갈등은 몇차례의 우여곡절을 거
쳐 이즈음 절정에 이르렀다. 한반도를 전쟁 직전의 상태까지 몰고갔
던 위기는 마지막 순간 평양을 방문한 카터 전대통령이 북한의 핵 계
획 동결 약속을 받아냄으로써 겨우 진정됐다.'.

하바드대 행정대학원(케네디스쿨) 수업교재로 쓰이고 있는 이 책
은 94년 미국-북한 핵협상 전말을 당시 관계자들의 인터뷰와 자료에
의해 정리한 것이다. 역자는 "우리 운명을 좌우하는 전쟁이 남의 손
과 생각에 의해 일어날 수 있으며 한국인 대부분이 사태 심각성을 알
지 못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