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발생한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 오발사고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군 안팎에 충격을 주고 있다.

◆원인=군 당국은 이날 저녁 나이키 미사일 발사통제 시스템의 회로에
이상이 생겨 미사일이 잘못 발사됐다고 공식발표했다.
이날 오전 장비점검 훈련중 발사반장이 전술통제지시기의 발사준비
스위치만 눌렀으나 어떤 이유에선지 발사단계까지 진전돼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것.

전술통제지시기의 발사 스위치는 발사준비 스위치의 15㎝ 아래에 있어
장병이 실수로 누룰 가능성은 희박하고 사고뒤 발사준비 스위치를 다시
눌렀을 때도 발사단계까지 작동돼 회로 이상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나이키 미사일은 지난 65년 주한미군 장비로 한반도에 배치된뒤 70년대
중반 이후 한국군에 이양, 30년이 넘은 [고물] 무기. [정년]인 20여년을
훨씬 넘긴 상태여서 국정감사 때마다 노후 문제가 [약방의 감초]처럼
지적됐다. 실탄사격 훈련 때엔 {쏘면 제대로 나갈지 겁이 난다}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였다.

◆문제점 및 의문점=하지만 이번 사고는 단순 장비 결함으로 보기엔 많은
의문점들이 있으며 군 당국의 장비 안전관리 시스템 등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나이키 미사일이 발사되려면 우선 실제 상황이든 훈련 상황이든
적기(목표물)가 확인돼 발사 명령이 떨어져야 한다. 중대 규모인 발사
통제소(소장 소령)가 발사 명령을 내리면 그 밑에 있는 발사반(9∼12명
규모)에서 발사대를 선정하고 조원 안전키를 꽂는다.

발사 통제소 밑에는 보통 3개의 발사반이 있으며 1개 발사반은 3개의
발사대를 통제한다. 조원 안전키를 꽂은 뒤 지정된 발사대에선 나이키
미사일 중간 부분에 점화 케이블을 연결한다. 점화 케이블은 1단계
로켓에 불을 붙이는 장치. 점화 케이블을 연결하고 89·5도의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발사대를 세운 뒤 발사 스위치를 눌러 미사일을 발사한다.
이 과정에서 미사일 발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점화 케이블. 군
당국은 실전적인 훈련을 위해 매주 일제 점검훈련을 할 때 점화 케이블을
연결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안전 문제 때문에 실탄발사 훈련을 제외하곤
점화 케이블은 연결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통상적인
훈련중 왜 점화 케이블을 미사일에 연결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설사 군 당국의 설명대로 점화 케이블을 연결해 장비점검 훈련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도심 인근지역에서 이처럼 위험한 훈련을 하는 데
대한 안전대책이 소홀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부대원이 발사
스위치를 잘못 누를 수도 있고 4일 사고처럼 장비 결함으로 사고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낡은 장비에 대해선 더욱 엄격히 안전점검을 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미사일이 북한
지역으로 향했더라면 우발적으로 엄청난 남북한 대결상황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군기강 해이 문제와 함께 노후 미사일 안전
관리 및 대체 전력(전력) 확보 문제가 크게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또
미사일 오발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군 관계자들에 대한 상당한 문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