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극장 의무 상영일수를 규정한 현행 스크린쿼터제가
한미 투자협정 과정에서 폐지 또는 축소 논의되고 있음에 따라 영화인들
이 가두시위를 벌이고 철야농성에 돌입키로 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김지미.임권
택.이태원)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남산동3가 남산빌딩 비대위사무실
에서 집행위.중앙운영위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12월 1일 오후 1시 광화문
코리아나호텔 인근 구 국제극장 부지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우리영화 죽이기 음모 규탄대회'로 명명된 이날 집회에는 한국영
화인협회 산하의 배우협회, 감독협회, 제작가협회 등 영화인 단체 소속원
들과 전국의 영화학과 교수, 학생 등 5백-1천명 가량이 참석, 스크린쿼터
제 폐지를 요구하는 미국측의 `문화패권주의'를 성토하고 이에 대한 정부
의 대책을 요구키로 했다.
영화인들은 이어 오후 2시에는 한미 투자협정의 주무부처인 외교통
상부가 자리해 있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후문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또 오후 4시에는 서울 중구 명동성당으로 가 오는 4일까지 비대위
위원들을 중심으로 철야농성을 벌이기로 했으며 이를위해 1, 4일 이틀동
안 한국영화의 촬영을 전면중단키로 했다.
시위 참석자들은 스크린쿼터제가 폐지되면 국내 영화산업이 붕괴된
다는 의미로 이날 집회를 `한국영화의 장례식'으로 규정, 검은 옷을 입기
로했으며 피켓과 한국영화 포스터 등 시위물에도 검은 휘장을 두르기로했
다.
이에앞서 비대위는 이날 오전 11시 남산빌딩내 감독협회 시사실에
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를 상대로 한미투자협정 과정에 대한 설명과 공
식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한편 향후 대응방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우리 정부가 미온적
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특히 외교통상부는 경제논리로 문화 문제
를 다루는 등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영화인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달 중순께 미 워싱턴에서 연린 한미
투자협정 실무회담에서 미국측이 한국측에 스크린쿼터제의 폐지를 강력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