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이준기자' 미-일 두 정상의 북한 핵의혹 시설 사찰 촉구는 94년 제네바
미-북 합의를 바탕으로 한 대북 유화정책을 재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회담후 기자회견에서 핵 관련시설로 의심받고 있는 금창리
지하시설 사찰을 둘러싼 미-북 협의가 결렬된 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북한이 요구한 사찰 대가는 전혀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못박았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 충동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제네바 합의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존 대북정책 재검토'라는 전제를 달았다.
오부치 총리도 표현은 완곡했지만 '선 의혹 규명, 후 지원'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 미사일 충격을 상기시키면서 "북핵 의혹이 충분히 해명되지 않으면
KEDO 사업에 대해 국민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이같은 태도는
향후 북한의 대응에 따라선 '제네바 합의에 기초한 문제 해결'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일 언론들은 풀이하고 있다.
북핵 의혹에 대한 미-일 양국의 최종 입장 조율은 정상회담 전날 급박하게 진행됐다.
클린턴이 일본에 도착한 19일. 카트먼 특사 일행이 서울에서 한국정부에 방북 결과를
브리핑하는 동안, 미국의 스탠리 로스 국무차관보와 찰스 프리처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부장은 도쿄로 달려왔다. 북한 핵의혹에 대한
미국의 판단과 입장을 일본측에 전달하기 위해서 였다. 직후 일본 정부내 움직임은
분주해졌다. 내각(내각)안전보장실, 외무성, 방위청 고위 관계자들이 19일 밤
늦게까지 정상회담 '안보분야' 의제로 거론될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입
장 정리를 위해 머리를 맞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 junle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