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외사부는 해외 이주자 7백여명의 이름을 도용해 5년간 6천
4백만달러(당시 환율로 5백억원 상당)를 밀반출한 혐의로 은행원 7명이
포함된 불법 외화송금 조직 14명을 적발, 이 중 11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16일 이미 해외로 출국한 이주자 명의로 보석상과 암달러상,
사채업자 등의 외화밀반출을 도와주고 수수료로 6억4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환전 브로커 박윤서(41)씨와 심정희(31·여)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외환거래 실적을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의 송금수표(CRS)
와 여행자수표(T/C)를 이들에게 발급해준 혐의로 C은행 청량리지점 대
리 윤정현(34)씨와 K은행 청량리지점 대리 함영준(36)씨등 은행원 6명
을 구속하고, C은행 차장 김모(44)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박-심씨에게 해외이주 확인신고서 7백여건을 수집해주고 건당
20만∼30만원씩 받은 혐의로 H해외해운 등 3개 해외이주 알선업체 직원
4명을 입건, 이 중 허준(40)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5백38만
달러를 밀반출한 혐의로 보석상 반상운(37)씨를 구속하고, 불법 환전조
직을 통해 거액의 외화를 불법송금해온 전주들의 신원파악에 나섰다.
박씨 등은 해외이주자들이 아예 외화를 가져가지 않거나 법적한도 이
내에서 외화를 가져가는 점을 이용, 이주대행사에서 실제 해외이주자들
의 폐기하지 않은 환전용 해외이주신고 확인서를 넘겨받아 이들 명의로
은행에서 송금수표나 여행자수표를 발급받는 방법으로 92년 1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7백차례에 걸쳐 모두 6천4백41만달러를 해외에 불법 송
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당국이 실제 환전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1살 미만의
유아나 70세 이상의 노인에게도 환전용 해외이주 신고확인서를 무조건
발급해주는 바람에 이같은 불법송금이 가능했다"면서 "허술한 외환관리
체계가 외환위기 초래의 한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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