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회초리를 댈 때도 교장-교감의 허락을 얻어야 합니까?"
이달부터 서울 초-중-고교에서 체벌이 전면 금지되면서 각급 학교마다 논란과
함께 시행방법을 두고 혼선을 겪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새 학교문화 창조란 기치 아래 '체벌 없는 학교 만들기 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하고 체벌이 불가피할 때도 교장-교감의 허가를 얻어 '교육적으로'
실시토록 하라는 공문을 지난달 말 각 학교에 보냈다. 시교육청은 이 공문에서
대걸레-자-출석부를 이용한 체벌을 비롯해 뺨때리기, 머리 쥐어박기, 꼬집기,
엎드려 뻗쳐, 무릎꿇기와 인격 모욕적 언어 사용을 금지하고 학교마다 체벌신고
전화도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이 조치가 "학교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며 못마땅해
하고 있다. K고 김모(43) 교사는 "학교마다 세부적인 체벌기준을 마련하라는
공문이 내려와 체벌에 관한 의견을 학내외에서 모으는 중"이라며 "학급당 인원수
등 학교여건으로는 마땅히 학생을 통제할 수단이 없는데도 무조건 체벌을
금지하라는 것은 교육현장을 외면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N중 박모(33·여)
교사는 "덩치 크고 거친 남자애들을 무슨 수로 통제할 수 있느냐"며 "손바닥 때릴
때도 교장-교감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는 것은 웃기는 얘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P중학교에서는 한 교사가 학생을 교실에서 체벌하려다 "여기서 기다려"라고
말한 뒤 교장실로 달려간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의 수업분위기는 엉망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B고 최모(36) 교사는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이젠 해방'이란 말도 한다"며
"반항적이고 산만한 학생들을 어떻게 사회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길러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B중 남모(39) 교사는 "'때리면 신고하겠다'고 대드는 학생도
있다"며 "제자인 학생이 스승을 신고하라고 가르치는 꼴 아니냐"며 불쾌해 했다.
특히 교사들은 최근 과외, 촌지문제 등으로 범죄자인 양 매도된 데 이어 또다시
모든 교사가 '체벌교사'인 것처럼 취급된 데 대해 자존심이 크게 상해 있다. M여중
김모(37) 교사는 "미워서가 아니라 열정을 가지고 가르치다 '사랑의 매'를 대도
체벌교사냐"며 "다른 교사들도 '아예 교육을 포기하란 말이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B중 이모(52) 교감은 "과도한 체벌이 사회문제화되는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체벌마저 무조건 금지하라고 하면 더 큰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 양근만·yangkm@chosun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