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국이 예측불능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0일부터 시작된 시위는 지난 5월 수하르토를 하야시킨 시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번지고 있다. 외신들은 시위대의 각종 방화로 14일
자카르타 시내 곳곳이 연기로 뒤덮였다고 전했다.
시위는 자카르타, 반둥, 수라바야, 족자카르타, 사마랑등 자바섬
에 국한되지 않고 인근 수마트라와 셀레베스섬까지 번졌다. 13일 셀
레베스섬의 우중판당공항이 시위대의 방해로 항공기 이륙이 중단됐는
가 하면, 14엔 수마트라섬의 메단시 공항도 시위대에 한때 점거당했
다.
이번 시위는 지난 10일 국민협의회(MPR)가 4일간 일정으로 특별
회기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학생들은 MPR자체가 수하르토 정권의
잔재라며 MPR의 개혁의지를 근본적으로 불신해왔다.
MPR은 형식상 최고 입법기구이지만 수하르토가 임명한 국회의원,
군인 등으로 구성된 권력의 하수 기관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수하르토하야 이후 비난의 대상이 돼왔다.
학생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MPR은 회기를 진행, 수하르토 전대통령
(77)의 부정축재를 조사하고 총선을 내년 5월 또는 6월에 실시한다고
결정했다. 또군부 정치개입을 계속 허용하는 소위 「개혁법안」을 통
과시켰다.
이에 대해 수하르토를 즉각 체포하고 총선 일자를 확실히 못박으
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시위대는 개혁의지가
없다며 하비비 대통령(61)의 퇴진과 군부의 정치개입 금지까지 주장
하고 있다. 하비비 대통령은 그러나 국영 TV에 출연해 시위대를 비
난하는 한편, 강력한 군사진압을 명령했다. 사태가 해결기미를 보이
지 않자 미국정부도 인도네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자국민 보호에 나서
면서 정부와 시위대의 자제를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현재 군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
선 군부의 분열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특히 해병대 일부가 이번 시위 도중 학생들과 행동을 같이한 사실
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도 있다. 수하르토 32년 집권기간중 군부
가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해온 점을 감안할때, 군부의 움직임이 이번
사태귀결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일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