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팬들은 모여라!'.

한때 음악에 빠져 일렉트릭 기타를 잡아본 연주 지망생치고 리치 블
랙모어나 잉베이 말름스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리치 블랙모어는 하
드 록의 전설이라는 딥 퍼플의 음악을 주조한 기타의 거물로 70년대 올
드팬이 열광했고, 잉베이 말름스틴은 그보다 늦은 80년대 말과 90년대
초반에 기타 팬들이 넋을 잃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를 뿐이다. 시대는
차이가 있지만, 두사람 모두 전기기타 연주에 관한 한 내로라 하는 거
물들이다.

80년대를 빛낸 그룹 다이어 스트레이츠 음악의 색깔을 빚어낸 마크
노플러는 또 어떠하며, U2 음악의 기둥인 디 에지의 기타 연주는 어떠
한가. 이들도 기타 지망생들을 꽤나 애먹인 특급 연주자들이다. 지금
신세대 기타 초보자들도 이들을 모범으로 삼아 연주를 배우느라 땀을
흘린다.

이 기타 영웅들의 히트곡 모음집 앨범이 동시에 출반돼 눈길을 모으
고 있다. 신세대 음악에 어쩔 수 없이 소외된 올드 팬들, 그중에서도
기타팬들이 반길 만한 앨범들이다.

리치 블랙모어의 딥 퍼플은 그룹 활동 30주년을 맞아 내는 특별 베
스트 앨범이다. 앨범 제목도 '딥 퍼플 30'. 리치 블랙모어의 천재성이
농축된 명곡들 'Hush', 'Smoke on the water' 등이 빠짐없이 수록돼 있
다. 왜 그가 디스토션과 페달 사용에서 지미 헨드릭스 이후 최고의 테
크니션으로 평가받는지 확연히 일러주는 작품이다. 일종의 다큐멘터리
앨범인 만큼 그가 딥 퍼플을 탈퇴한 이후 기타를 맡았던 토미 볼린과
스티브 모스의 곡들도 접할수 있다.

클래식의 느낌을 주는 빠른 연주로 이른바 '바로크 메탈'이라는 형
식을 확립하며 일세를 풍미한 잉베이 말름스틴은 실황 연주 베스트 앨
범을 냈다.

기타 팬이라면 한번은 튀겨봤을 법한 'Far beyond the sun' 등의 명
곡을 라이브로 감상하는 것이 재미. 언제 들어도 사람의 혼을 빼는 그
의 전매특허, '속주'가 전편을 뒤덮는다.

이들과 달리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마크 노플러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담백한 기타 음색으로 팬들을 사로잡은 인물. 그는 맨손으로 기타를 치
는 '핸드피킹' 연주로 유명하다. 이번 베스트 앨범에는 'Sultans of
swing', 'Money for nothing' 등 결코 화려하지 않으나 감동적인 그의
걸작들이 총망라돼 있다. 그가 기타 아닌 키보드 솜씨를 과시한 영화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삽입곡 'A love idea'도 있다.

U2의 디 에지는 위 3인과 전혀 다른 주법으로 우상이 됐다. 내리치는
'배킹' 연주로 일관하면서도 깨끗한 음을 뽑아내 기타 지망생들을 피곤
하게 했던 인물이다. U2의 베스트 앨범 '1980-1990'은 그의 진가가 아
로 새겨진 곡 'With or without you', 'Desire' 등을 연대기식으로 편
집했다. 그룹 활동20년만에 처음 내는 히트곡집이라서 더욱 가치가 빛
난다.

록은 일렉트릭 기타 연주를 듣는 재미가 있다. 곡조와 보컬만으로는
매력이 반감된다. 기타 영웅들의 골든 히트곡 모음집이 동시다발로 나
온 것이 그래서 관심을 모은다. 특히 기타 올드 팬들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