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집권으로 유럽의 '빅3' 영국,
프랑스, 독일이 모두 '좌향좌'하면서, 유로화의 전도가 불투명
해지고 있다.

유로화 출범은 내년 1월 1일. 유럽의 단일통화 도입은 7일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등 이제껏 유럽을 장악했던 중도 우파
정권들의 작품이었다. 이들은 단일통화 출현에 대비한 재정적
자 축소와 인플레이션 억제, 긴축재정, 공공예산 감축 등 '돈
안 쓰고, 시장에 간섭 안하는' 보수적인 경제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막상 유로화 출범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 이들과는

정반대로 '세금 많이 걷고, 공공예산 많이 쓰고, 간섭 많이 하

는' 중도 좌파가 유로화 참여 11개국 가운데 9개 나라에서 정

권을 잡았다. 슈뢰더의 경제정책 요지는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내리고, 공공부문 지출을 확대하며, 경기 부양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 나아가 콜이 추진해 온 노동시장 유연화 정

책을 일부 거꾸로 돌릴 것을 예고해 재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성장'과 '고용'에 중점을 둔 슈뢰더의 경제정책은 독일 국
민과 평균 실업률 11%를 넘어선 유럽 11개국 국민들에게서 큰
호응을 받고있다. 그러나 '유로화'의 가치 안정을 책임질 유럽
중앙은행(ECB)은 물론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와는 정면 충돌
하지 않을 수 없다. ECB와 분데스방크는 "왜 정부가 시장에 간
섭하고, 금리를 좌지우지하려 드느냐"며 펄쩍 뛰고 있다.

슈뢰더가 국제여론을 등에 업고 분데스방크에 대해 기준금
리 인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지만, 분데스방크 입장은 "노(No)"
다. 독일기준금리는 현재 3.3%로 이미 유럽 최저 수준. 마스트
리히트 조약에 따라 나머지 유로 출범 국가들도 연말까지 독일
수준으로 금리를 떨어뜨려야 한다. 이 때문에 독일이 금리를
더 낮출 경우 인플레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포르투갈 등 상대
적으로 금리가 높은 나라에 큰 부담을 주게 되고, 나아가 유로
화 전체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