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지난 30일 요양차 흑해 연안 휴양지 소치로
떠난 뒤 러시아는 사실상 '권력 부재' 상태에 빠졌다. 옐친은 2주로
예정된 요양기간중 일상 대통령 업무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에게 넘겼다.

올렉 시수예프 대통령 행정실 제1부실장은 1일 NTV와 가진
회견에서 "법률전문가와 정당들이 부통령제 부활을 비롯한 개헌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부통령제 부활을 통해 옐친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정치적 요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수예프 부실장은 지난 주말 파이낸셜 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옐친 대통령이 스스로 자신의 권력 일부를 정부와 의회에 이양할
것"이라면서, "개헌 작업을 감독하는 '헌법 수호자'로서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는 옐친이 2002년 8월 임기 만료때까지
명목상으로라도 대통령직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국가 두마(하원)는 '전직 대통령 처우에 관한 법'을 마련하는 등
옐친 퇴임을 준비하고 있다. 이 법안은 전직 대통령 경호, 종신
상원의원직 보장 등을 규정하고 있다.

옐친의 국정 수행여부와 건강 문제는 내주 러시아를 방문하는
오부치 게이조(소연혜삼)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크렘린의 드미트리 야쿠시킨 대변인은 1일 양국 정상이
12일 하루동안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보도했다. 이는 회담일정이 당초 사흘 예정에서 하루로
단축된 것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 정병선기자·bschung@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