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파업을 예고한 서울-조흥은행 등 전국금융노조연맹 산하
9개 은행노조와 정부-은행측은 29일 새벽까지 밤새 밀고 당기는 협상을
계속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구조조정 이행각서에 관한 수정안 작성에 상당한
의견접근을 보이기도 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과 유시열 제일은행장을 비롯한 9개 은행장
등 정부-은행측 대표와 추원서 금융노련 위원장은 오후 7시부터 서울 명
동 은행회관 9층 은행장실에서 협상을 갖기로 했으나 은행본점에서 경비
를 서던 경찰병력 철수문제로 협상이 4시간30여분동안 중단됐다.
노사 양측은 그러나 노사정위의 정세균 의원과 이갑용 민주노총위
원장이 경찰철수와 노조원들이 은행본점을 점거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내 양측은 밤 11시20분쯤부터 협상을 재개했다.
자정을 넘어서는 노조측이 일부 경찰병력이 은행에서 철수하지 않
았다고 주장하며 협상장을 떠나 새벽 2시가 돼서야 재개됐다가 새벽 3시
에 다시정회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협상장 부근 명동성당과 성당앞 거리에는 9개 은행 노조원 2만여명
이 농성을 벌이면서 협상경과에 촉각을 세웠다.
노조원들은 28일 오전 4일간의 월차 휴가원을 집단제출한데 이어
저녁 7시에는 은행별로 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은행측은 이와 관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것에 대비해 몇개 지점
업무를 한곳에 집중하고, 월말에 돌아오는 어음의 경우 유예토록 하는 등
의 대책을마련하기도 했다.
30개 중대 4천여명을 각 은행과 명동성당 주변에 배치했던 경찰은
노조원들이 각 은행 본점앞에서 농성을 벌임에 따라 노조원들의 본점 진
입을 막았다.
이날 낮 서울 시내 각 은행지점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업무정지를
우려한 고객들의 무더기 인출사태가 빚어져 9개 은행 전국 본점과 지점에
서 2조원이 인출됐다.
일부에서는 현금이 모두 바닥나는 바람에 항의소동을 빚기도 했다.
아파트 밀집지역인 상계동, 강남 등 일부지점에서는 추석과 월말을
맞아 고객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하루종일 북새통을 빚었다.
이때문에 외환은행상계동 지점은 오후 한때 현금이 바닥나면서 현
금 인출이 지연돼 1시간20여분 동안 입금되는 돈만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조흥은행 상계동 지점에서도 대기자가 오전 한때 1백60명이 넘었고
, 자동인출기에도 고객들이 10여명씩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주부 조미령(39·서울 노원구 하계동)씨는 "현금인출기 앞에서 30
분을 기다려 겨우 돈을 찾았다"면서 "생존투쟁도 좋지만 고객들을불편하
게 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