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상영작 선정과 진행이 매끄럽고, 열기도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영화제를 갖고 있는 한국인들에
게 축하 말씀을 드립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함께 이란 영화를 대표하는 모흐센
마흐말바프(41)가 제3회 부산영화제 개막작 '고요'와 함께 한
국에 왔다.

최근 몇년 동안 국제적 성가를 올리는 이란영화 저력을 물
었더니 그는 "이란 국민들은 영화를 너무 사랑한다"며 "예술영
화가 1백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정부가
할리우드 영화 수입을 제한하고 여러 진흥책을 쓴 것도 지금
이란 영화 황금기에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음악세계로 빠져드는 소년 이야기를 시적으로 그린 '고요'
는 일상소음에서 전통 악기까지 사운드 활용이 무척 인상적이
다. 그는 "베토벤이 너무 가난해 주인이 집세를 독촉하느라 문
두드리는 소리를 따서 교향곡 모티브로 삼았다"며 "주인공 소
년도 밀린 집세에 시달리는 공통점이 있어 '운명' 4악장 서두
부를 반복 변주했다"고 밝혔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가 판치는 상황에서 자기 나라 문화를
녹여낸 작품을 만들어 세계에 보여주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나
라에 눈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아시아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
다. 그는 '고요' 조연출을 한 아내 마르지에 메시키니와 함께
방한했다. 18살난 딸 사미르는 작품 '사과'로 올해 칸영화제에
진출했고, 아들은 '고요' 사진집을 만드는 영화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