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대회 아키바쇼가 한창인 일본 스모계가 '명문가의 골육상쟁'으로
씨끌벅적하다. 사상 최초의 형제 요코즈나(천하장사)인 와카노하나와 다
카노하나가 벌이는 장외싸움 때문이다.
형제의 틈이 벌어진 것은 공교롭게도 형 와카노하나가 요코즈나에 오르
면서. 동생 다카노하나는 형의 요코즈나 승진 피로연이 열린 이달 초 스
포츠지와의 인터뷰에서 "기본기도 안된 와카노하나가 어떻게 요코즈나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절연선언'이나 다름없는 발언을 했다. 이후
동생은 형과의 기념촬영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 만나도 눈길마
저 피하고 있다.
아버지는 오제키(요코즈나 아래 등급), 큰아버지는 요코즈나를 지낸 명
문가 출신인 이들은 그동안 남다른 형제애로 소문났기에 팬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88년 같은 날 스모계에 데뷔한 이들은 서로를 극진히 위했다.
3년전 동생이 먼저 요코즈나에 올랐을 때 형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면 무엇이든 돕겠다"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동생도 형이 지난 여름
요코즈나에 오르는 데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정점에 오른 순간 모든 게 돌변했다. 아버지는 "때려도 소용없
다. 아무래도 다카노하나가 세뇌당한 것 같다"며 후원회에 공개사과까지
했다. 아버지는 형제간 불화의 배후로 10여년간 이들의 지압, 접골 등을
맡았던 치료사 도미타를 지목했다. 도미타가 자신의 스모관을 귀담아 듣
지않는 와카노하나에게 앙심을 품고 문제의 인터뷰를 주선했다는 것이다.
실제 다카노하나는 아버지보다 치료사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알
려졌다.
불화 속에서도 요코즈나 형제는 20일 현재 7승1패로 공동 선두를 달리
고 있다. 팬들은 형제간 불화에 씁쓸해하면서도 누가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를지전에 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