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로 유명해진 뮤지션이 가수로 변신해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둘 다 잘 했더라면 애초에 싱어송라이터로 나섰을테니 당연한 일이다.록
그룹 캔(CAN)으로 데뷔한 유해준은 그런 면에서 예외로 꼽힐 만하다.
유해준은 이태원 클럽밴드로 출발해 콘서트와 음반 세션으로 이름을
얻은 기타리스트 출신이다. 박상민 4집에 '무기여 잘 있거라' '애원'을
써줘 빅히트를 기록하면서 인기 작곡가로 발돋움했다.
직접 팀을 만들 뜻을 굳힌 것은 작년. 서울예전 실용음악과에서 성악
을 전공했던 그는 "곡 의도가 원래 뜻대로 표현되지 않는 게 답답했다"
고했다.
솔로 데뷔를 준비하던 그룹 모자이크 싱어 이종원과 의기투합했다.
그렇게 만든 앨범 'CAN 버젼 1.0'에는 들을 만한 곡이 여럿이다. 타
이틀곡은 '천상연'. 제목처럼 감상이 철철 넘치는 단조 발라드다.
깔끔하게 정리된 멜로디를 타고 흐르는 이종원의 감미로운 고음 미성
이 도드라진다.
8비트 빠른 록 '불효자는 웁니다'는 숨겨진 백미다. 서울 유학온 대
학생이 여대생과 사랑에 빠져 노느라 등록금을 바닥낸 뒤 후회하며 시골
아버지에게 용서를 비는 편지글 가사가 너무 재기발랄하다. 웃음이 절로
날 정도다.
유해준과 장혜진 듀엣 펑키록 '선인장'도 대중성과 음악 완성도에서
나무랄 데 없다. 스타일과 사운드는 남성적인데, 울고 짜는 발라드보다
더처연하게 가슴을 친다. 모래알처럼 거친 질감으로 내뱉듯 노래하는 유
해준의 록보컬이 인상적이다.
(* 권혁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