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격화일로인 알바니아 소요사태의 주모자로 몰리고 있는 살리
베리샤 전 알바니아 대통령(53)은 심장 전문의 출신의 정치인.

지난 2년여 동안 지속된 알바니아 정국의 혼란상황에서 늘 중심인
물로 주목받아온 베리샤는 이번 사태에서도 정부의 출국명령을 무시하고
지지자들에게 반정부시위를 촉구하는 등 정치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정치
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알바니아 북부의 시골마을 트로포자 출신인 베리샤는 지난 90년 반
공산주의 정당인 민주당을 창당한 뒤 92년 공산정권 마지막 대통령 라미
즈 알리야에 이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베리샤는 그러나 지난해 알바니아를 무정부상태로 만든 피라미드식
예금사기 사건이 발생한 뒤 정부 부패와 족벌정치, 권위적 통치 등에 대
한 국민들의 누적된 불만까지 겹쳐 결국 대통령직에서 하야했다.

그는 취임 후 유럽 최빈국이자 폐쇄의 길을 걸어온 알바니아를 개
방시켜 세계시장경제체제에 편입시키는 등 공헌에도 불구하고 당내 이견
을 용인하지 못하는 성격과 법과 경찰을 동원, 야당인사들을 탄압해 퇴
진의 단초를 제공했다.

베리샤의 정적들은 그가 공산정권 당시 알리야 대통령에 의해 야당
지도자로 낙점돼 학생 시위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비난을 받
아왔으며 그는 이런 비난을 의식, 훗날 공산정권 항의시위에 참가하는 등
정치적 수완이 뛰어나다는 평.

베리샤는 이번 사태에서도 정부가 민주당사에서 피격 사망한 야당
지도자 아젬하즈다리 피살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정부를 격렬히 비난한
지 수시간만인 15일 지지자들이 장악한 국영 TV에 출연, 소요 자제를 호
소하는 등 이중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전날에도 공산당 강경파 출신인 파토스 나노 총리에 대해 하즈다리
피살 사건의 책임을 지고 24시간안에 퇴진하라고 촉구한 그는 지난 2월에
도 새 총선 실시 압력을 가하기 위해 전국적인 시위를 주도하는 한편 의
회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현지 관측통들은 베리샤가 `참호전(TRENCH WARFARE)' 의회정치로
상징되는 반정부 투쟁을 계속하자 정부 역시 지난 달 민주당 출신의 전각
료 6명을 구속하기에 이르렀고 이는 결국 수천명에 달하는 베리샤 지지
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면서 그가 소요 사태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분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