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미의 계략
EBS TV 밤10시10분. ★★★★☆.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마지막
황제'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69년작.'순
응자'와 함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힌다. 호르헤 보르헤스의 몇 페이지
안 되는 짧은 소설 '배신자와 영웅에 대한 테마'를 독창적으로 해석했
다.한 시대를 풍미했던 촬영감독 비토리오 스트라로의 촬영술과 베르톨
루치의 형식미가 잘 어울려 이야기와 스타일 모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다. 한 장면 안에 과거와 현재를 병치하고, 주연 줄리오 브로지가 부자
1인2역을 해 화면에 집중하지 않으면 혼란스럽다.영웅과 배신자, 과거
와 현재, 진실과 허구를 분간하기 어려운 이야기로 베르톨루치는 역사
와 실존에 둔중한 물음을 던지는 우화를 만들어냈다.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 전체에 어둡게 드리운 푸른
색조가 우울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낸다. 고향마을에 돌아온 아토스의
아들이 마을에서 반파시스트 영웅으로 숭배했던 아버지의 비밀을 캐나
간다. 원제 The Spider's Strategy. 97분.

◆ 행복한 인질
MBC TV 밤10시35분. ★★★. 'ZAZ 사단'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주커-
제리 주커 형제와 짐 에이브러험즈는 코미디 걸작 '에어플레인'을 필두
로 웃음 만발한 영화들을 함께 연출했다. '총알 탄 사나이'(데이비드
주커) '사랑과영혼'(제리 주커) '못 말리는 비행사'(짐 에이브러험즈)
처럼 각기 연출한작품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행복한 인질'은 이들이
공동연출한 86년작. 유쾌한 연기 덕에 몇 차례 밝은 웃음을 터뜨릴 수
있다. 대니 드 비토는 애인과 결혼하려고 아내 베트 미들러를 살해하려
한다. 원제 Ruthless People. 93분.

◆ 네미시스
KBS 2TV 밤10시. ★☆. '사이보그' '킥복서'처럼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인 SF-액션만 30여편을 찍어낸 앨버트 퓬의 또 하나 졸작. 3편까지
나왔지만 수준은 하나같다. 2027년 LA 경찰 알렉스는 사이보그들과 싸
우다 부상할때마다 손상부분을 기계로 바꾼다. 원제 Nem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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