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리서리 '경제독재체제'선언 혼란 더해 ##.

러시아의 채무불이행(Default)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빅토르 체르
노미르딘 총리 서리가 '경제 독재체제' 시행을 선언하고 나섰다. 탈세
기업의 자산을 압류하는 등 비상수단을 통해 국가 부도 사태를 막고 경
제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러시아 경제정책과 마
찬가지로 이번에도 구체적인 정책 목표와 수단이 분명치 않은 상태여서
혼란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앞서 미 농무부는 3일 러시아에 대한 농산물 수출촉진 신용자

금 제공을 중단키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농무부는 러시아 은

행들이 지난달 20일 만기가 된 신용자금 2천90만달러를 상환하지 않음

에 따라 러시아에 할당된 신용자금 제공 잔여한도 4천5백만달러의 집행

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중순에도 러시아의 주요 민간은행 2곳이 만기도래한 신디케
이트론을 상환하지 못했다. 물론 지난달 17일 러시아 정부가 민간부문
의 외채에 대해 90일간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를 선언했기 때문에 공
식적으론 아직 채무불이행 상태라고 하기 어렵다.

그러나 모라토리엄의 대상이 되는 외채에 대한 설명이 없는 데다 90
일이지난 뒤 채무상환이 이루어질 것이란 보장이 전혀 없다. 심지어 모
라토리엄 기간 동안 살아남는 은행이 별로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
가들도 있다.

러시아 민간은행들이 안고 있는 외채규모는 1백90억달러 정도. 그러
나 선물환 계약을 포함한 실제 대외지불 부담 규모는 전혀 파악조차 되
지 않고있다.

민간은행뿐만 아니라 러시아 정부 역시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안
드레이 일라리오노프 경제분석연구소 소장은 러시아가 올해 60억달러의
외채를 상환해야 하는 데 비해 올 연말까지의 재정수입은 45억달러에
불과해 채무불이행 선언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17일 국고 고갈을 막기 위해 루블화 표시 단
기부채에 대해 사실상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뒤 중장기채로의 전환 계
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큰 손실을 입어야 하는 투자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태여서 실행여부가 불투명하다.

단기국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내 부채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불가피하고 외채 상환 역시 불가능해진다. 이를 피하려면 재정수입을
늘려야 하지만 가능성이 거의 없다.

우선 국내경기 침체로 세수가 목표에 크게 미달하고 있는 데다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10억루블 규
모의 초단기 국채를 발행하려다 투자자들이 연율로 2백% 이상의 금리를
요구하는 바람에 포기해야만 했다.

결국 채무불이행 사태 속에서 끝까지 버텨 서방 채권단의 양보를 얻
어내고, 국내적으로는 국가 통제경제 체제로 복귀한다는 것이 마지막
시나리오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