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종현 SK그룹회장의 화장장례를 계기로 종교계에 화장 장려운동이
번지고 있다.

부활에 대한 믿음때문에 화장을 가장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 개신교에
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7일 서울 서초구 서초4동 사랑의
교회에서 열리는 제1회 '기독교 장례문화 세미나'에서 목사들은 화장 필요
성을 역설할 계획이다.

김상복(할렐루야교회) 목사는 "부활신앙은 흙으로 변한 몸이 하늘에

있던 영과 다시 합하여 영원히 썩지않는 몸으로 변한다는 것"이라며 "화장

은 성경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고 교회가 앞장서서 권장할만

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목사는 "가족산소인 경우 화장한 재나 뼈를 모아

서 산소 한쪽에 묻어주는 방식도 바람직하다"고 제안한다. 송길원(기독교

가정사역연구소장) 목사도 "목회자가 솔선해서 장기를 기증하고 화장을 하

도록 하자"고 말했다.

기독교계의 화장제는 이미 소망교회(서울 강남구 신사동)가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소망교회는 신자들이 사망하면 화장을 권유한다. 기독교 절
차에 따라 장례를 치르고 화장한 재를 곤지암 수양관으로 가져가 '소망교
회성도의 묘'라고 쓰인 비석 주변에 뿌린다. 사망한 신자들 가운데 3분의
1정도가 화장을 택했으며, 지난 3년동안 이런 방식을 택한 신자가 2백여명
이라고 한다.

화장을 가장 많이 하는 종교는 역시 불교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하
고 다비식을 치르는 불교계에서는 신자들 20% 정도가 화장을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 사찰들은 매장과 화장의 중간형태인 납골탑과 납골묘를 설
치하고 있다.

조계종 한마음선원에서는 12년 전부터 '영탑공원'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 금왕읍 한마음선원 경내에 4만평 대지에 8백여 기의 영
탑이 있다. 부도탑을 현대화한 2m 높이의 탑에 3대까지의 유골을 안치한
다. 아랫대 사망 때에는 제일 윗대를 꺼내는 방식으로 가족이 영구히 사용
한다. 학교나 가족들이 소풍장소로 이용할 정도로 혐오감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밖에 3평 규모의 묘에 납골을 안치하는 가족납골묘도 늘어나고 있
다.

천주교는 1963년 로마 교황청이 화장이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선
언, 공식적으로 인정했지만 한국천주교에서는 69년에야 "본인이 희망할 경
우 화장을 해도 무방하다"며 이것을 받아들였다. 작년 2월 서울대교구 최
창무 주교를 비롯한 사회사목부 소속신부 10명이 사후에 장기를 기증하고
시신은 화장해 묘소를 남기지 말라는 유서를 작성했다. 당시 교계에 신선
한 충격을 던졌고, 이 때부터 화장을 하는 신자들이 늘어났다. 교계에서는
현재 10% 안팎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