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의 축구열풍. 전남의 제철도시 광양이 한국 프로축구의 메카로
자리잡을 채비다. 우선 관중수. 지난 2일 광양전용구장에는 17,962명이
입장했다. 평일인데도 수용규모를 3천명 가까이 초과한 대관중. 인구 13
만명인 이곳의 두집당 한집꼴로 운동장을 찾는 셈이다. 경기가 벌어지는
시간에는 상가가 밀집한 광영동-중마동에 인적이 뜸할 정도. 경기 다음
날 초등학생의 그림일기 주제는 십중팔구 축구다.
이렇다보니 정규리그 4경기 중 3경기가 관중폭발로 일부 팬이 서서
관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광양은 이미 97년 입장객 21만4천여명(경기
당 11,900명)으로 프로축구 연간 최다관중을 기록했다.
관중의 80% 이상이 청-장년층이라는 사실도 광양축구의 특징이다. 이
런 까닭에 다른 경기장에서 괴성을 지르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오빠부대'
가 광양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허전하게 여
기기도 하지만 그대신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듬직한' 팬들로 스탠
드는 항상 만원일 수밖에 없다. 축구전용구장, 완벽한 잔디상태도 광양
을 축구메카로 만드는 요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광양에서 프로축구가 만개하는 배경에는 '사나이들의 도시'라
는 제철산지라는 점과 구단의 노력 외에 '문화시설 부재'라는 역설적인
이유도 있다. 광양은 시민회관이나 광양제철이 운영하는 백운아트홀이
가끔영화를 상영할 뿐 위락시설이 전무한 상태. 때문에 시민들은 남녀노
소를 가릴 것 없이 축구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은 상당한 설득
력이 있다. 광양서 경기가 열리는 날 여수나 순천은 물론, 경상도인 하
동이나 남해서도 상당수 축구팬이 몰려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여하튼 전남팀은 관중수가 많은 만큼 프로구단 가운데 손꼽히는 '우
량 기업'이다. 작년 경우 관중수입만 6억5천만원선. 입간판, 유니폼 등
광고수입을 합하면 13억원쯤 됐다. 올해는 경기수도 많아졌고, 관중도
늘어 전체수입은 15억원 이상 될 것으로 구단은 추산했다. 전남구단은
"요즘 같은 축구열기라면 1만명 정도는 너끈히 더 소화할 수 있으나 운
동장이 작아 팬들을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