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일로의 경제위기 등 국제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동맹운동(NAM)
정상들이 남아공 더반시에 모였다. 2일(현지시각)부터 이틀간 개최된
제12차 NAM 정상회담의 공식 의제는 빈-부국가의 관계개선과 테러방
지 등. 그러나 1백여 회원국들이 이해관계를 따지며 사안마다 '헤쳐
모여' 하는 통에 회담은 내내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번 회담에는 새로 NAM 의장을 맡게 된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
령,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
인 자치정부 수반, 바지파이 인도 총리 등 각국 정상 53명을 비롯,모
두 1백여개 국가 대표단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회담 중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콩고민주공화국(이하 콩고) 내
전. 콩고 내전에는 앙골라, 짐바브웨, 우간다, 르완다 등 아프리카 6
개국이 물려있는 상황. 애초 불참을 통보했던 로랑 카빌라 콩고 대통
령은 2일 돌연 회담장에 나타나 "반군을 지원하는 우간다와 르완다는
콩고에서 철수하라"고 성토했다. 카빌라는 이어 정상들과 차례로 인
사를 나누던 만델라 대통령을 일부러 외면, 불쾌함을 드러냈다. 만델
라 대통령은 그동안 카빌라의 거듭된원군 요청에 "무력개입보다는 대
화로 해결하자"고 답해왔었다. 한달 넘게 총성이 멎지 않는 콩고 내
전을 놓고 아난 총장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며 휴전
을 위한 협조를 구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카빌라를 비롯, 일부 정상
들은 3일로 잡혀있던 콩고내전 종식을 위한 비상회의를 앞두고 회담
장을 떠났다.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놓고도 설전이 오갔다. 남아공은 NAM이 대미
정책을 수정, 서방선진 7개국(G7)이나 세계무역기구(WTO) 등과의 협
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 이에 화답하듯 미국도 처음으로 NAM정상
회담에 공식 옵저버를 파견했다. 그러나 수단 등은 하르툼의 미군 폭
격 현장에 유엔조사단을 파견하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지난 5월 핵실험을 강행했던 인도는 NAM으로부터 핵강국으로 공식 인
정받기 위한 로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라파트 수반은 비동
맹 정상들에게 중동평화 협상 재개를 위한 협조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