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서방선진 7개국)이 긴급회동, 러시아 문제 등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처방책을 논의하자는 일본의 제의를 미국과 유럽이 거부했다.

현재의 금융위기를 놓고 뾰족한 해법이 없는 마당에 정상들이 한자
리에 모여봤자 승산이 있을 리 없다는 것이 각국의 입장. 뉴욕 타임스
지는 "각종 현안 발생때 늘 주도적 역할을 해온 G7도 이번에는 당황하
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선거와 섹스 스캔들 등 국내 정치에 발목
을 잡힌 미국과 독일은 G7회동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30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
게 전화를 걸어 G7긴급회동을 제의했었다. 이에 대해 1일 헬무트 콜
독일총리는 "현 시점에서 G7, 또는 유럽연합(EU)이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이어 "러시아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약속했던 개혁을 실천하기 전에는 추가지원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총선을 앞두고 유세중인 콜 총리는 국내 유권자를 의
식,러시아와 다소 거리를 두려는 입장이다.

미 정부 역시 일본의 회동 제의를 반대했다. 미 행정부에서는 오부
치 총리의 G7회동 제안이 '일본 경제위기에 쏠린 세계적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
장관은 계속해서 의회에 IMF 지원법안 통과를 촉구 중이다. 그러나 아
직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를 벌이지는 않
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번 법안 통과 여부가 르윈스키 스캔
들 이후 의회에 대한 대통령의 입지약화를 여실히 드러낼 첫번째 사례
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