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모 내세운 각종 산업 우후죽순…지난 1년 천문학적 매출 ##.

다이애나가 세상을 뜬지 1년. 영국인들은 작년 8월 31일 다이애나
가 죽은뒤 둘로 나뉘었다. 그녀를 흠모하는 '다이애나 마니아'와 무
관심 그룹이다. '디(Di-다이애나 애칭) 마니아'들은 다이애나 산업을
일으키고 있고, 매출 규모는 지난 1년 동안 2천억원 이상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모두가 쉼없이 다이애나를 얘기했고,이제 1주기를 맞아 '다이애나
숭배'가 절정을 맞고 있지만 실상은 한결같이 다이애나 산업과 연결
돼 있다. 티셔츠, 접시, 찻잔, 열쇠고리, 바느질 골무, 재떨이, 갖가
지 장신구, 인형, 출판, 다큐멘터리, 영화 등 다이애나의 얼굴은 이
제 없는 곳이 없다.

다이애나가 도디 알 파예드와 재혼했을 것을 상정, 핑크빛의 재혼
드레스를 입은 인형까지 나왔다. 로얄티를 받아야 할 본인은 땅에 묻
혀 있고, 대신 친정 식구들이 운영하고 있는 무슨무슨 기념사업회들
이 이를 관리하고 있다.

상혼은 본질적으로 추모, 흠모, 왕실 존중 따위의 개념과는 관계
가 없다.

돈이 되면 무엇이든 사양하지 않는다. 다이애나 피자가 나왔고,빵
에 발라먹는 다이애나 마가린도 나왔다. 그녀를 상징하는 친필 서명,
그리고 '왕관 디자인 위에 얹은 알파벳 D자' 등을 새겨넣기만 하면
무엇이든 매출이 껑충 뛰어 올랐다.

다이애나가 평소 살았던 런던 켄싱턴 궁 앞 한 기념품 가게의 주
인의 말이다. "처음에는 내가 너무 과한 짓을 하는 게 아닌가 망설였
지요.그러나 손님들이 찾는 걸 어떡합니까. 팔아야죠. 나중에는 이런
고민도 없어졌어요. 워낙 수요가 폭발했거든요.".

엘튼 존이 부른 추모곡 '바람 속의 촛불'은 단 5주 만에 3천2백만
장이 팔리는 전무후무할 기록을 수립했고, 음반 제작 그룹 버진이 아
티스트 36명을 동원해 만든 '다이애나 헌사' 앨범은 4주 만에 8백억
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이애나가 영국 사회에 남긴 것은' 하고 묻는다면 너무 고리타
분하다. 산업은 확장일로에 있고, 다이애나의 정치·사회적 의미를
따지는 것은 일부 정치인, 학자, 그리고 몇몇 점잖은 언론인들 뿐이
다.일반 상인들만 그러는 게 아니다. 영국 체신부는 작년에 다이애나
우표를 1억5천만장이나 발매했다. 물론 다이애나 동전도 나왔다. 이
것은 기념을 빙자한 수익 사업이었다. 적십자사는 다이애나 생전의
인도주의 활동을 추모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특별 전화카드를 제작, 1
백10억원 이상을 모금했다.

오죽했으면 영국 제2의 도시 버밍엄에 있는 대학에는 '다이애나
학과'(dianalogie)까지 생겼을까.

다이애나 로고를 박은 복권과 마가린이 나왔을 무렵 참다 못한 토
니 블레어 총리가 국민들에게 호소하기 시작했다. "다이애나를 팔지
도 말고 사지도맙시다. 이것은 나쁜 취향에서 나온 것이고, 진정 다
이애나를 정확히 자리매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극성스러운 영국 신문들은 정반대로 대꾸했다. "수백만 다
이애나 팬들에게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는 것이다. 가
디언 신문은 "베들레헴에서 팔리는 여러 모양의 십자가들, 로마에서
팔리는 교황을 상징하는 열쇠고리 등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사랑을 받
는 성상들은 점차 스타가 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인슈타인의
헝클어진 머리 모습, 채플린의 어정어정한 걸음걸이 등도 금세기의
풍경이 돼버린 것이 아닌가"라고 가디언은 물었다.

'다이애나 산업'에는 그녀의 친정 식구들이 가장 앞장서고 있
다. 친정 오빠 찰스 스펜서 백작은 지난 6월 집안 영지인 알도프에서
다이애나 추모의 록 콘서트를 열었고, 마구간을 박물관으로 개조했으
며, 이번 여름 내내 일반 관객에게 이를 유료 공개했다. 콘서트는 1
만원,박물관과 영지 관람은 2만원 정도를 받았다. 지금까지 15만명의
인파가 다녀갔다 그녀를 추모하고 뜻을 기린다는 기념사업회도 '다이
애나 메모리얼 펀드','다이애나 재단', '에스테이트'(ESTATE), '메모
리얼위원회' 등으로 다양하게 분산돼 있다. 이 중 다이애나의 큰언니
인 사라맥코코데일 여사가 운영하는 '다이애나 재단'은 현재까지 8백
억원이 넘는 돈을 모금한 것으로 돼있다. 그런데 이 중 3분의 1만 자
선사업에 출연하고 있어서 스펜서가에 내분 기미마저 감돌고 있다.

사라 여사와 친정 어머니 섄드 키드 여사는 '에스테이트'를 통해
다이애나의 유언 집행인들과 함께 다이애나가 남긴 유산을 관리하고
있다.이 재산도 5백억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노동당 정부가 운영하는 '메모리얼 위원회'와 '에스테이트'는 다
이애나 사진, 이름, 회고록 등의 로열티를 관장하고 있고, '메모리얼
펀드'는 그녀의 서명과 D자 왕관의 로열티를 "챙기고" 있다. 현재 로
열티를 내고 있는 상품은 26종에 이르고, 다이애나 마가린을 만들고
있는 플로라사가 낸 돈은26억원을 넘는다.

다이애나 사망 1주기를 맞아 갖가지 기념 아이디어도 만발하고 있
다. 이탈리아 조각가 구스타노 페체는 사고 지점인 파리시 알마 지하
도의 13번째 교각을 지상으로 돌출시켜 장대한 탑을 세우자는 구상을
했다. 영국 정부의'메모리얼 위원회'는 켄싱턴 궁 앞에 '다이애나 정
원'을 만들 생각을 했고, 다이애나 전신 동상 건립도 추진 중이다.

광장, 학교, 유아원, 병원 등에서 기존 이름을 버리고 다이애나
이름을 붙이게 해달라는 신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런던에는 '다이애나
메모리얼 투어'라는 관광이 성업 중이다.

다이애나 산업에 출판이 빠질 수는 없다. 이 중 스타는 앤드류 모
튼씨다.

'다이애나, 그녀의 진정한 내력', '다이애나, 그녀의 새로운 삶'
등 두 권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주인공이다. 다이애나 사망 전부터 써
왔던 책이었는데 그녀가 죽자 "숨겨진 진짜 저자는 다이애나 본인이
었다"는 주장과 함께 '다이애나 자신의 육성들…'이라는 부제를 붙였
다. 이 부제는 마술을 부렸고, 책은 동이 났다.

다이애나 사후 영국서 나온 책이 30여종, 사고 장소인 프랑스에서
나온 책이 6종이 넘는다. 세계적으로 팔려나간 부수는 대략 수십만
권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을 뿐이다.

프랑스인 중 절반은 20세기 세인들에게 가장 큰 인상을 남기고 타
계한 여성으로 다이애나를 생각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는 지
난 8월 13, 14일 프랑스 전역에 걸쳐 성인 1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응답자의 49%가 다이애나를 꼽았다고 밝혔다. 그 다음 13%
가 재클린 케네디 여사와 영화 배우 마릴린 먼로, 그리고 11%가 그레
이스 모나코 왕비라고 대답했다.

프랑스의 텔리비전, 대중 잡지, 신문 등은 1년 전 그때를 방불케
할 정도로 다이애나 붐을 조성하고 있다. 숨겨진 사진들을 중심으로
다이애나의 진짜 모습을 재조명한다고 야단들이다. 8월말에서 9월초
까지 1시간 내외의 다이애나 특집 방송은 대략 9개가 편성돼 있다.

프랑스보다 덜하지 않을 영국 쪽 신문 방송들은 금년 1주기 때는
좀더 냉정한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그때
'다이애나 성녀 만들기'에 앞장섰던 TV, 잡지들이 이제 차분한 목소
리로 다이애나의 '인간적인 약점'까지도 과감하게 드러낼 계획을 세
우고 있다는 것이다.

-------------------------------------------
사고 조사
10월중 종결…불 검찰 "새로운 사실 없다"
-------------------------------------------
파리 검찰청은 지난해 8월 31일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과 그의
연인 도디 파예드 및 운전 기사 앙리 폴의 자동차 사고에 대한 조사
작업을 오는 10월쯤 종결할 예정이다.

파리 검찰청은 지난 8월 25일 사고 당시 정황이나 국제적 관계,증
언의 확인 필요성 등 때문에 조사에 많은 시일이 소요됐다고 발표했
다.

검찰이 발표한 사고 원인은 대략 4가지로 귀결됐다.

▲파파라초(자유직업 사진사)와 차선 경쟁 ▲과속 ▲허용 규정치
의 3배가넘는 운전사의 혈중 알콜농도 ▲다이애나와 도디 등의 안전
벨트 미착용 등.

검찰은 사고 차량인 메르세데스 S 280에 대한 정밀 검사, 운전사
앙리 폴의 혈액 분석, 희생자들의 사망 당시 상황 등에 대한 3가지
조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첫째로 리츠 호텔이 에투알·리무진 회사에서 빌린 메르세데스 승
용차가 결함을 지녔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사고 당시 앞좌석 에
어백은 작동하지 않았다.

운전사의 혈액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된 것, 그리고 사고 현장,앰
뷸런스 이송, 병원에 도착 직후 치료 상황 등도 면밀한 조사과정을
거치고있다.

9월 중 수천 쪽의 전문가 보고서가 검찰에 넘겨질 예정이다.

프랑스 검찰의 발표는 눈길을 끌 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다. 사고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조사 내용을 밝혀달라는 언론의 압력에 형식
적인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10월 수사 종결 때 "놀랄 만한 새로운
사실은 없을 것"이라고 검찰은 말했다.

파리 경찰은 그동안 사고 현장과 다이애나의 마지막 저녁 상황을
목격한 사람 1백53명을 조사했으며 또한 사고 현장에서 피아트 우노
승용차의 파편이 발견됨에 따라 같은 차종을 소유한 운전자 약 3천명
에 대한 탐문 조사도마쳤다. 그러나 다이애나 교통사고는 세세한 부
분이 미궁에 묻힐 가능성도있다.

-------------------------------------
파파라초들, 그 후
일단 조심…사생활 촬영은 여전
-------------------------------------
1년 전 다이애나 교통 사고와 관련된 파파라초(자유직업 사진사)
들은 무죄로 석방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일부는 석방되겠으나 일부는
과실치사 혐의를 모면키 힘들 것이다.

인기 연예인들의 뒤를 무자비할 정도로 추적, 사생활 사진을 찍어
온 파파라초들은 그동안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아왔다.

사고와 관련된 파파라초들은 다이애나가 타고 있던 메르세데스 승
용차를 뒤쫓다 사고가 나자 부서진 차안에서 피를 흘리며 혼절해 있
던 다이애나와 남자 친구 도디의 사진을 찍기만 하고 위험에 빠진 이
들을 돕지 않은 죄목이 제일 크다. 프랑스 형법에는 '위험에 빠진 제
3자를 구원하지 않은 죄', 즉 '사마리아인 법'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파파라초의 사진을 거금을 주고 게재하는 몇몇 대중 잡지
에 있다.

이미 법적 소송을 수없이 겪은 프랑스 주간지 '부아시'는 지난 3
월 편집 방향을 고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잡지는 97년 여러
건의 프라이버시 침해 소송에 몰려 1천5백만프랑(2백50만달러)을 피
해자들에게 물어준 적도 있다.

그러나 많은 대중 잡지들은 연예인들의 사생활 사진을 계속 게재
하고 있으며, 독자들 취향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프랑스의 대
표적 사진 잡지인 '파리마치'와 유명한 사진 서비스업체인 '시그마'
사 등은 유명 인사와의 합의하에 포즈를 취한 사진 찍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
엄마 잃은 왕자들
왕실 엄중보호…근황 질문엔 '노 코멘트'
------------------------------------------
찰스와 다이애나 사이에 태어난 윌리엄(16), 해리(13) 두 왕자는
엄마없는 1년 동안 호기심 많은 세상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려는 왕
실의 엄중한 보호막 속에 지냈다. 왕실 대변인은 왕자들의 근황을 묻
는 질문에 답변 거부가 원칙이다. 영국의 언론중재위원회도 장차 왕
위 계승자가 될 윌리엄 왕자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이해하지만 "그의
마음과 영혼을 침범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금발, 수줍은 미소, 호리호리한 몸매 등 숨진 엄마를 그대로 닮은
윌리엄은 명문교 이튼에 다니고 있지만 학교 측도 그의 사생활을 엄
중 보호하고 있다. 윌리엄은 테크노 뮤직, 모든 종류의 스포츠, 액션·
모험물 소설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형에 비해 낙천적이
고 "학업에 열의가 뒤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진 붉은 머리의 해리는
올 가을 이튼에 입학할 예정.

왕자들의 외삼촌 스펜서 백작은 작년 9월 여동생 다이애나의 명복
을 비는추도사에서 "왕자들의 영혼이 오로지 의무와 전통에만 잠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노래부를 수도 있도록 키우는 데 스펜서가가 힘을
합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외할머니 프랜시스 섄드 키드 여사
도 "두왕자가 자연스럽게 성장, 글자 그대로 그들 자신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왕자는 여전히 왕실의 엄중한 보호 속에 남아 있는 쪽
을 택했고 어머니 1주기를 외삼촌과 보내자는 제의를 거부했다고 현
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