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계 타이거풀스·미 지텍 등 외국계회사 치열한 '물밑 경쟁' ##.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도입을 추진중인 축구복표 시장이 경마·경
륜에 이은 '제 3의 황금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축구 복표(풀스게임)
시장에 진출하려는 외국계 도박회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4월 영국계 '타이거 풀스'가 공개적으로 경기장 건설비용 2천
5백억원∼1조원 선투자를 조건으로 풀스게임 도입을 제안하자, 미국
온라인복권회사인 지텍(Gtech)도 곧이어 아시아 담당 임원이 직접 내한
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 상당액의 축구발전기금 제공 등을 조건
으로 자사를 파트너로 채택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또한 국내 대리인 등을 통해 국회, 행정부, 대한축구협회, 기
존 복권회사 등 유관 기관·단체 등 요로에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 설명
하는 로비전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시작으
로 아시아 복표 시장을 석권을 노리는 영·미 양국 최대 도박회사들의
경쟁이 불붙고 있는 것이다.

축구복표로 불리는 풀스 게임은 올해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일반인
사이에도 흔히 벌어졌던 승부 알아맞추기 내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쉽
게 말해 프로축구 팀간의 경기에서 누가 어떤 스코어로 이길 것인지를
정확하게 맞출수록 더 많은 상금을 타는 게임이다.

타이거 풀스 코리아의 심성원 실장은 "면밀한 팀 분석, 합리적인 추
론을 통해 경기 스코어를 맞추는 풀스 게임은 도박이라기보다는 대중적
인 게임"이라면서 "풀스게임과 축구의 재미를 떼놓고 생각하기 힘들다"
고 말한다.

풀스 게임이 기존의 복권과 다른 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기존의 복
권이 순전히 운에 따라 당첨이 좌우되는 반면, 풀스 게임은 예측 능력
과 운이 함께 따라야 하는 게임. 재미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당첨자
가 없으면 다음회로 당첨금이 이월돼 당첨액수의 규모도 기본 복권을
훨씬능가할 것으로 국내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풀스 게임의 도입을 적극 주장하는 곳은 대한축구
협회(회장 정몽준). '풀스게임 도입-프로축구 활성화-월드컵 호성적'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게 축구협회의 판단이다. IMF로 쉽게 조달하기 힘
든 월드컵 경기장 건설 자금도 외국계 도박회사들이 제시하는 선투자
기금으로 메꿀 수 있다는 계산도 들어 있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월드컵처럼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프로축구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면서 "영국, 이탈리아, 네델
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축구를 잘하는 것도 프로축구와 연계된 풀스 게
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풀스 게임 도입을 검토해온 일본이 올들어 오
랜 도입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중·참의원에서 도입을 결정한 것도 축
구협회를 초조하게 하고 있다. 일본은 오는 2000년부터 J-리그에서 풀
스 게임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기장 건설 비용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최 도시의 지방자치
단체도 이런 축구협회의 입장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타이거 풀스에 따르면 국내 축구복권 시장의 규모는 연간 2조5천
억원정도. 3조5천억원 규모인 경마시장보다는 적지만, 주택은행 등 7개
공익기관이 발행중인 기존 복권 시장 4천억원의 6배에 이르는 큰 시장
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회사중 선두에 서있는 곳은 역시 영국계의 타이거 풀스. 1923
년존 무어스 경에 의해 시작된 풀스 게임의 원조인 리틀우즈사와 다국
적인 스포츠복권사업업체인 SSP그룹이 아시아 시장 개척을 목표로 만든
회사이다.

홍보이벤트 회사인 임팩그룹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타이거 풀스는 언
론을 통한 홍보전을 물론, 정·관계 등을 상대로 요란한 전방위 로비를
펼치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수십명의 의원을 만나 풀스 게임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여당인 국민회의에서는 정균환 사무총장의 주선으
로 공식 설명회까지 개최했다. 유관 부서인 문화관광부와 청와대 사회
복지수석실 등도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타이거 풀스가 이같이 전방위 로비전을 펼치는 것은 2002년 월드컵이
열리는 시점까지 풀스 게임이 제대로 정착하려면 올해 정기국회에서 사
행행위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등 관련 법규 개정이 이뤄져 내년초 시
즌부터는 시범사업이 시작돼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행정부 일각과 월드컵조직위원회 등 기존 복권발행기관들의 반대
움직임도 만만찮아 찬반 양론이 장기전으로 흐를 경우 불리하다는 상황
판단도 있는 듯하다.

이런 타이거 풀스의 공개적인 움직임과 달리 미국 온라인복권 회사인
지텍(Gtech)은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80년대
창업된 지텍은 90년대 들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복권회사로 미 전세
계 36개국에 온라인 복권 단말기와 소프트웨어를 수출하고 있다.

이미 80년대 후반부터 국내 복권 발행기관과 정치권에 로토 복권
(lotto:기존복권과 달리 1부터 50까지의 숫자를 본인이 직접 선택하는
온라인 복권) 등 온라인 복권 도입을 로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지텍은 일단 타이거 풀스와 비슷한 시기에 축구협회에 비공개로 경기장
건설 자금 지원 계획 등을 브리핑했다고 한다. 또 정치권 등 요로에도
지텍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는 로비전을 전개해오고 있다고 한다.

지텍은 주업이 풀스 게임과 다른 온라인 복권 쪽이지만 자체적인 소
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축구 복표 같은 게임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텍이 이런 은밀한 로비전을 펼치는 것은 올해초 미국 본사가 뇌물
스캔들에 휘말려 있는데다, 6공 이후 온라인 복권 도입을 로비하는 과
정에서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텍의 행보가 무척 조심스럽다"고 축구협회 등 관련 인사들은 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풀스 게임 도입이 미개척 상태에 있는 아시아 지역 시
장을 둘러싼 전초전 성격이 짙어 양사가 그다지 쉽게 양보할 것같지는
않다. 타이거 풀스가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전초전이라는
게 복권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축구복표 시장이 개방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게될 기존 복
권 발행기관들의 움직임도 만만찮다. 주택은행, 근로복지 공단 등 3개
단체가 온라인 복권 도입을 정부에 요청해 놓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상태.

이들 기존 발행기관들은 비공식 입장임을 전제로 "외국 업체에 복표
시장을 개방하는 것보다는 자체적으로 축구복표 시장을 개척하는 방향
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한축구협회의 고위 관계자는 "일단 지금까지 풀스 게임 도입과 관
련해 프레젠테이션을 한 곳은 타이거 풀스와 지텍 두 곳이지만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풀스 게임 도입을 결정할
경우 양사에게 새로운 제안을 내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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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꺽거리는 국민회의
도입 여부 놓고 당·지역구 의원들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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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복표 도입 여부를 두고 여당 내부의 움직임이 미묘하다.

타이거 풀스 측의 설명회를 주도한 정균환 사무총장(전북 고창)을
비롯한일부 의원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당 공식 실무기구인
제3 정책조정위원회의 이석현 위원장(안양 동안을) 등은 유보적인 입장
을 드러내고 있는 것.

정 사무총장의 한 측근은 공식 입장을 묻자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도입 논란과 관련해 경기 개최 도시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라"고 답했다. 수원, 전주 등 한때 개최 도시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지역구 의원들은 아무래도 타이거 풀스등 외국 회
사들이 제안하는 선투자 자금이 매력적으로 비치는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공식 실무기구인 제3정책조정위원회 측의 한 인사는 "가뜩이나
도박에 찌들은 이 나라에 또다른 도박을 도입해야겠느냐"면서 "일부 의
원들이 타이거 풀스 측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지역구 이해에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한 인사는 "선투자하는 자금은 결국 이자까지 붙여서 타이거
풀스측이 회수해갈 것이고, 결국 공익을 위한 기존 복권업계만 외국 업
체에 먹히는 양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원회측은 이 때문에
타이거 풀스 측이 제안한 비공식 설명회까지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반대 의견은 아직까지는 소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
문에 정부가 반대하면 의원 입법을 해서라도 국회 통과를 추진하겠다는
대한축구협회 측도 국민회의 내부의 일부 반대 여론에 대해 그다지 초조
해 하지는 않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