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어디로 가나….".

임시 수용소인 각급 학교에서 지내고 있는 수재민들이 초-중-고
개학을 맞아 교실을 비워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 침수-파손된
가옥의 복구를 아직 끝내지 못한 수재민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3동 경의초등학교에는 73명의
수재민이 대피해 있다. 의정부시는 오는 26일 개학을 앞두고 24∼
25일 이들을 근처 노인정으로 옮기도록 할 계획이다. 이 학교 4학
년1반 교실에서 지내고 있는 이삼순(66) 할머니는 "침수된 집에 퀴
퀴한 냄새가 가득 차 아직 잠잘 수가 없다"며 "당분간 이웃집에 신
세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경의초등교에는 무료 급식소와 가전수리반, 자원봉사자
들이 수재민들에게 큰 도움을 줬다. 수재민들은 "거처를 옮기면 또
다시 큰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숨짓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1동 수락초등교에서는 47세대 95명의 수재민들
이 22일 이삿짐을 꾸렸다. 구청과 동사무소 직원, 의료팀, 전자제
품 수리반은 이미 학교를 떠났다. 상계1동사무소측은 "3세대 10명
정도의 이재민을 위해 노원마을회관에 숙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삼송-고양-신원초등교와 벽제중고교에서 지내던 고양지역 수재
민 3백50여명은 이미 지난 21∼22일 인근 동사무소 회의실과 마을
회관, 노인정 등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에 따라 일부는 신원동과
고양동의 비닐하우스 관리사무소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지내고
있다.

2층 회의실에 수재민 10명을 수용한 고양시 원신동사무소 관계
자는 "지금남아있는 사람들은 집이 완전히 부서지거나 집안 바닥과
벽이 마르지 않아오갈 데가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