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특사 "서로 실상 본 뒤 현안 논의합시다" ##.

1985년 10월17일 오전10시, 장세동 안기부장은 박철언 특보를 데리
고 평양의 김일성 관저를 방문, 전두환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뒤 점
심을 곁들여 2시간35분 동안 밀담을 나누었다. 다음은 그 중 일부이
다. 전문은 월간조선 9월호에 게재.

김일성 : 먼길 마다 않고 평양을 찾아준 데 대하여 감사합니다. 전

두환대통령 각하는 안녕하신가요?

장세동 : 전두환 대통령 각하로부터 정중한 안부 말씀을 김일성 주

석님께 드리라는 분부의 말씀이 계셨음을 먼저 전해드립니다.

김일성 : 담배 피우시지 않습니까?
장세동 : 네. 안 피웁니다.

김일성 : 그러면 제가 피우겠습니다. 모처럼 이렇게 만나는 것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만나야 이해가 되니까….호
상이해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만나지 않고서는 이해가 안됩니다. 특
사교환, 이것만이라도 나는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장세동 : 대통령 각하께서는 주석님이 지난번에 허담 특사를 보내
주신 데 대하여 감사하고 두 분의 기본적인 통일의지와 뜻이 같다고
이번기회에 말씀하셨습니다.

김일성 : 나는 대통령께서 이처럼 따뜻한 친서를 보내주고 특사로
서 장부장을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전략) 그리하여 남북 두 정상이 만나서는, 평화통일의 기틀을 마
련하는데 있어서 현실적으로 실천가능한 획기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나는 이러한 준비가 이루어지는 대로 평양을 방문
하여 주석님과 상면하고자 하며, 내가 평양에 다녀온 후에는 주석님이
서울을 방문하여 민족의 장래문제에 관한 상호이해를 더욱 깊게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후략)'.

장세동 : 지금부터 저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께서 김일성 주석님에
게 보내시는 말씀을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중략).

'민족자해적이고 비극적인 오늘의 남북관계를 해소하기 위하여서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현실을 반성하는, 솔직하고 겸허한 공동인식의
바탕위에서 단절되어온 상대방의 실상을 직접 보고, 민족의 현안문제
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함으로써 신뢰를 회복하고, 화합의 분위기를 조
성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김일성 : 전두환 대통령 각하께서 나의 초청을 수락하고 평양에 오
신다는데 대하여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오시면 열렬히 환영할 것
이며, 오시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성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군사적 대결지양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대결지양이 우선 중요합니
다. 중국고사에 오랑캐를 오랑캐로 제압한다는 이이제이라는 말이 있
는데,대국이 소국을 분열시켜 통치하려 하고 자기 목적의 이용물로 만
들려는 데 휘말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통일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두환 대통령 각하가 공동성명으로는 긴장완화, 전
쟁억지 불가침 선언을 채택하자고 주장한 데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지금 같은 대연습(팀스피리트)은 시기상으로도, 서로 통일하자면서,
미국군대와 같이 대규모 연습을 하는 것은, 민족간에 불필요하지 않겠
는가라고 전두환 대통령 각하께 전해주십시오. 불가침선언 채택에 동
의 합니다. 군대수도 각 10만명 이하로 줄여도 외침방지에는 유효합니
다. 도합 20만도 너무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세동 : 만일 두 분이 만나셔서 한반도에 긴장완화와 평화를 확고
히 보장한다면 이는 우리 민족사에서는 물론 세계 역사에도 금자탑으
로 기록될 것입니다.

김일성 : 만일 전두환 대통령 각하가 오시면 통일강령 발표 및 불
가침 선언 채택을 하여야 우리의 사명을 다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 마주 앉아서 통일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두 개 나라를 만들어
영구 분열하도록 한다면, 민족과 역사앞에 둘이 다 죄를 짓는 것입니
다. 세계 만방에 통일된, 중립된, 평화적 나라를 건설해야 하겠다고
발표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머저리가 되고 맙니다.

장세동 : 전두환 대통령 각하께서는 분단 40년의 불신과 대결과 적
대의 장벽을 허물고 통일하기 위하여는 쉽게 공동선언 하나로써 하루
아침에 통일이 달성될 수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먼저 통일기반을 성
숙시키기 위하여 현실에 바탕하여 합의 가능한 사항을 실천하고, 긴장
완화와 전쟁억지를 기하며 신뢰를 회복하여 통일의 길을 열어 나가자
는 구상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런데 주석님은 통일강령 채택을 우선하여 먼저 통일국가의 형식
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두 분의 공통
점은 길이 받들고, 차이점은 서로 조정 보완하여 우리 실무자는 두 분
이 만나는 데 튼튼한 콘크리트 다리를 놓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합니
다.

김일성 : 통일강령과 불가침선언 초안 문건을 드릴 테니 가서 검토
해 보시지요. 상호 왕래시 자동차로 다니는 것보다 비행기로 다니는
것도 고려해보시지요. 나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와 손잡고 통일위업 달
성에 나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