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소식에 어제는 밤잠까지 설쳤습니다."
'얼굴없는 노동자 시인' 박노해(본명 박기평·40)씨의 부인
김진주(김진주·43)씨는 14일 오전 남편이 수감돼 있는 경주교도소로 가면서
"지난 8년동안 옥바라지를 하면서 한 순간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이제야
비로소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남편을 '박시인'으로 부른다는 김씨는 '준법서약서를 제출한 것이 운동에 대한
이념적 회의 때문이 아니냐'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는 "이는 왜곡된 것"이라며
"박시인은 이전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계속 운동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남편이 변화된 부분도 없지 않다고 했다. 박씨가 옥중에서
노장(노장)사상과 불교, 천주교 등에 심취한 탓인지 사람에 대한 애정이 전보다
강렬했으며 농촌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고 했다. 또 무뚝뚝한 성격으로
작은 감정 표현을 하지 않던 남편이 최근 면회를 가면 '고생시켜 미안하다'라는
말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대학시절 노동문제에 관심을 보이다 박씨를
만나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으며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중앙위원으로 활동하다 구속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