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충북과 경북 일대를 강타한 기습폭우는 지난달 31일 지리산 참
사의 복사판이다.

집중 호우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가겠다는 기상청 예보를 비웃기라
도 하듯 12일에만 이들 지역에 최고 3백87㎜의 폭우를 퍼부었다. 중국
산둥반도에서 건너온 이 비는 서해안에 올 때만 해도 약한 비구름대에
불과했으나, 속리산에 부딪히면서 30분만에 엄청난 폭우로 돌변했다는
점에서 지리산 집중호우와 유사하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새벽 짧은 시간 동안 소방 호스로 뿌려대듯 퍼부어 주민들이 날벼락
을 맞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지리산 집중호우 당시 기상관측 이래 시간
당 최대 강수량인 1백45㎜가 내린 전남 순천보다는 적었지만 이날 속리
산 인근인 충북 보은에도 오전 5시부터 1시간 동안 95㎜의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들은 서해안을 건널 때만 해도 기껏해야 소나기나 약
한 비를 내릴 정도로 보인 저기압대가 이처럼 큰 비를 내리게 할 줄은
몰랐다며 난감해 했다. 기상청은 12일 오전 3시30분 이 지역에 서둘러
호우주의보를 발령했고, 비가 계속되자 5시에는 호우 경보로 격상했다.

속리산 서쪽 충북지역에 많은 비를 뿌린 비구름대는 산자락을 넘어
12일 오후까지 상주 1백83.5㎜를 비롯해 경북지방에도 많은 비를 뿌렸
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기습폭우가 거듭되는 이유는 7월말부터 우리
나라가 계속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어 대기의 불안
정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약한 저기압대가 불안정한 대기층과
부닥치면서 짧은 시간에 구름대가 폭발적으로 발달, 폭우로 변하는 것
이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이번 주 동안 반복돼 또다시 어디서 기습
폭우를 내릴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