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러는 인간이 손대지 않은 자연은 그게 무엇이든 완전무결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땅에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데가 어디 있는가? 혹 사람
의 손이 직접 미치지 않은 곳이 있다고 해도 대기와 물줄기는 대부분
오염됐다.
언젠가 등산로를 가로막고 쓰러진 나무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자
연을 마구 짓밟는 인간들의 횡포에 견디다 못해 이렇게 자기 몸을 육
탄삼아 아예 돌아누운 것이라고.
자연은 지금 본의와 상관없이 인간의 무모한 욕망에 짓눌려 신음
하고 있다. 대지가 인간의 죄로 인해 저주 받았다는 구약성서의 신념
은 결코 황당한 신화가 아니다. 어떤 벌레 유충은 어미등에 업혀 제
어미를 전부 파먹어 거꾸러뜨린다고 하는데 인간들이 바로 그렇지는
않을까.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생존의 요람이다. 인간이란 뜻의
히브리어인 '아담'은 흙이란 말인 '아다마'와 같은 어원을 가졌다. 또
성서의 창세기는 태초에 신이 흙으로 인간을 빚었다고 한다. 이것은
인간이란 원래자연의 일부라는 이해다. 우리 조상들은 산에 정기가 있
다고 믿어 언덕 하나도 함부로 깎지 못했는데 요즘 우리는 어떤가?.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또 얼마나 많은 자연이 상처를 입을지 걱정
이 앞선다. ( 목사·분당 푸른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