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2, 14대1, 20대0, 9대0, 10대0…. 세계야구선수권대회 A조 예선
에서 쿠바가 올린 성적이다. 마치 성인팀이 초등학교팀을 상대하는 것
같다.
공식경기 124연승, 세계선수권 21차례 우승 등 불멸의 기록을 보유
한 쿠바는 지난해 한국, 일본 등에 일격을 당하면서 신화에 종지부를
찍는듯 했다. 리반 에르난데스, 올란도 에르난데스, 레이 오도네스, 롤
란도 아로호 등 간판선수들이 돈을 좇아 미국으로 줄줄이 망명한데다
다른 팀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그같은 분석은 설득력있게 들렸다.
그러나 막상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쿠바는 여전히 최강의 전력
을 과시하고 있다. 팀 방어율 0점대에 5경기동안 팀타율 4할5푼4리. 홈
런이18개로 한 경기당 3.6개의 대포를 터뜨렸다. 10타점이 넘는 선수가
2명이다. A조 공격부문 개인성적 10위권내엔 쿠바선수 일색이다. 킨델
란,파셰코, 오마르 리나레스 등 20여년동안 대표선수 생활을 한 전설적
선수들이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다.
쿠바는 야구가 국기다. 어릴때부터 야구공 만지는 게 일상생활화 되
어 있어 저변이 넓다. 따라서 세대교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번 대
표팀에 22세 넘은 선수가 5명뿐이지만 기량은 세계 최정상급이다. 수도
아바나에 야간조명시설을 갖춘 구장이 10개가 넘는다. 선수 생일이라고
경기도중 마운드에서 케이크를 자르고 축하행사를 갖는 게 쿠바에선 흔
한일. 현지에선 이번에 쿠바를 깰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호주, 일본을
꼽고 있지만 그 실현성에 대해선 모두 고개를 흔들고 있다.
한편 한국은 30일 벌어진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서 대만에 0대2로 패
배, 4승3패로 조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31일 밤 10시(한국시각) A조
2위인 일본과 4강진출을 다툰다.
(*팔레르모(이탈리아)=강호철기자jdean@chosun com*)